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29일(연중 26주일) 손을 뻗어

이종훈

9월 29(연중 26주일손을 뻗어

 

예수님 승천 하신 후에 제자들과 추종자들은 몇 년 후에 예수님이 재림하셔서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단다그러니 그들이 얼마나 충실하게 잘 살았을까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쓴 편지에서처럼 그들은 하느님의 사람답게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며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을 기대하며 흠 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충실히 지켰을 것이다(2티모 6,11.14).’ 그런데 예상했던 시간이 훨씬 지나도 주님은 오시지 않고 거기에 죽는 교우들까지 생기자 그들을 꽤나 동요했던 것 같다그러면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을 것이다.

 

예수님은 아직도 오시지 않았다다시 오신다고 말씀하신 지 2천 년이나 지났으니 이제는 예수님 재림이 임박했다고 떠들어도 그것을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그러고 보니 예수님은 그날이 언제 인지는 오직 하느님만 아신다고 하셨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마르 13,32).” 게다가 그날이 내일이든 아니면 또 하나의 천 년이 지난 후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나는 그저 믿는 대로 살뿐이다필요한 게 있다면 그것은 내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 거다.

  

나는 믿는다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고 그분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창조주이신 아버지 하느님을 보여주시고알 수 없는 하느님을 알게 해주셨다그러니 그분의 말씀은 모두 진리이고 그에 따라 살면 완전히 자유로워지고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산다여기 삶이 끝나는 이 긴 순례의 끝에 하느님의 얼굴을 맞대고 보게 된다믿는 대로 살았다면 그분을 단 번에 알아볼 것이고거기 먼저 와있는 사람들도 금방 알아볼 것이다.

  

사람들은 믿음을 위한 기적과 표징을 요구하지만 그것은 주님을 노엽고 슬프게 해드릴 것임을 잘 안다(마르 8,12). 믿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많은 기적과 표징을 보아도 믿지 않는다(요한 12,37). 처음부터 믿을 마음이 없고 하느님보다는 세상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다(요한 12,43). 그들은 죽은 이가 되살아와도 믿지 않을 것이다(루카 16,31).

  

기적이나 표징이 아니라 분별력과 굳건함을 청해야 한다세상살이가 단순하지 않은데다가 이기적인 본성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주님의 뜻이라고 여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분별력이 필요하고주님을 미워했듯이 주님을 따르는 이들도 세상에서 미움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이 필요하다마지막까지 주님의 계명에 충실하게 살 수 있는 은총을 청한다.

  

말씀은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이면 충분하다필요한 것은 설명이 아니라 사랑이다하느님을 사랑하면 그분의 계명을 지킬 것이고 더 많이 사랑하면 죽게 되도 지킬 것이다예수님처럼 말이다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은 별개가 아니다이웃을 사랑하는 만큼만 하느님을 사랑한다가장 작은이들을 향해 뻗었던 내 팔의 길이만큼 그들이 나를 맞아줄 것이고그들에게 열었던 마음만큼 그들이 나를 반겨줄 것이다.

  

시간은 점점 빨리 흐르고 하루해는 더 짧아지는 것 같다비난 비방 헛된 욕망은 시간과 정력낭비이다그럴 거면 차라리 잠자는 게 나에게 훨씬 이롭다우리 집 문밖에 거지 라자로는 없지만(루카 16,20), 집안부터 시작해서 내가 가는 곳곳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다그들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주지는 못해도 마음 한 곳을 열어줄 수 있고 작은 도움은 줄 수 있다그렇게 그들을 향해 내 손을 내어 뻗을 수 있다그조차도 할 수 없는 날이 오기 전까지 할 수 있을 때 실컷 그리고 가능한 멀리 손을 뻗어야겠다.

  

예수님주님의 인생은 곧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고 주님의 사랑이었습니다저도 그렇게 살라고 부르셨습니다신성함은 신비함이라기보다는 충실과 사랑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어머니의 이름처럼 저의 생이 이웃에게 도움이 되어 지금 여기에서부터 주님과 영원히 살게 도와주소서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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