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엄마의 품
어린이에게 엄마는 하느님이다. 엄마는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가르치고 놀아주고 훈육한다. ‘엄마~’하고 부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안전하고 편안해진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그런 분이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하느님 아버지라고 불러와서 그분을 하느님 어머니 엄마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고 불경스럽게 여겨지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엄마보다 나에게 더 가까운 존재는 없으니 엄마 하느님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하느님도 그걸 더 좋아하실 것 같다. 예수님이 그걸 귀띔해 주셨을 거다. 우리 하느님은 우리가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시시콜콜 말하고 의논하기를 바라실 거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물론 해결사이다. 하지만 이 어려움이 쉽게 해결될 수 없고 예상보다 더 오래 기다리고 견뎌야 함을 알기에 혼란스럽고 불안한 마음을 다독거리며 품어주는 따뜻한 품이 절실하다.
교회를 어머니라고 부르니 교회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적으로 사목자들이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 영상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인격과 인격의 직접적인 만남과는 많이 다르다. 영상미사를 말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미사를 보는 것이고, 고해성사는 고해자와 고해사제가 직접 만나야만 유효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아기에게는 손과 젖가슴 등 엄마의 모든 게 필요하지만 그가 성장할수록 손이 덜 가고 어른이 되면 엄마가 살아계시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런 일이 없었다면 교우들에게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여기저기에서 외쳤을 것이다. 이제는 나에게 외칠 시간이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라고. 그래서 흔들리지 말고 가야 할 그 길을 반듯하게 걷고 있어야 한다. 물리적으로는 만날 수 없어도 영적으로 모두 하느님 안에서 함께 걸어가고 있다고 믿으며.
예수님, 성모님이 낳고 돌보아주지 않았으면 주님은 여기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하느님이 무엇을 바라시는 지 잘 아셨으니 성모님을 우리 엄마가 되게 하셨겠지요. 고맙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 힘겨운 시간이 은혜로운 시간으로 만들어주소서. 예식 안에 갇혀 있던 신앙이 삶의 현장에서 삶의 규범이 되어 영과 진리 안에서 하느님께 참된 예배를 드리게 인도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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