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부르심
하느님은 모든 사람을 갖가지 방식으로 부르신다. 그런데 그분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여리고, 작기 때문에(1열왕 19,12)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듣는 것은 아니다. 그분의 목소리를 들은 모든 사람이 수도회에 입회하는 것도 아니다. 하느님은 그가 참으로 행복할 수 있는 곳으로 불러내신다.
기도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이지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부드럽고 작은 그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우리는 고요한 곳으로 가야 한다. 물리적으로 소음이 없는 곳을 찾아감보다는 내적으로 고요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예수님도 새벽에 홀로 외딴 곳으로 가서 기도하셨다(마르 1,35). 그 시간은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모든 감각적인 위로에서 벗어난 시간이기도 하다. 수도자들은 고독을 좋아한다. 그것은 많은 인간관계를 피하는 도망이 아니라 하느님과만 함께 있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간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메마르고 황량하기까지 하다. 광야에 홀로 버려진 것 같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우리는 상처 입은 자신의 알몸을 보기도 하지만 바로 그런 자신을 사랑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신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운 끌림을 느낀다.
‘왜 수도원 들어갔나요?’라는 질문을 아직도 가끔 받는다. 그런데 이제 그런 질문보다는 ‘왜 아직도 수도원에 남아 있나요?’라는 질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그 대답은 하나! 아직도 부르고 계시기 때문이다. ‘주님 말씀하십시오, 제일 보잘 것 없는 종이 듣습니다(1사무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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