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12월 13일(성 루치아)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12월 13일(성 루치아) 위로와 희망의 메

 

이스라엘 민족은 모두가 바빌론으로 끌려가 노예생활을 했다. 바빌론 유배는 하느님을 섬기는 민족이라는 대단한 자부심을 지닌 그들에게는 지독한 치욕이었고 실제로 끌려가면서도 믿기 어려운 현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그 유배생활은 역설적이게도 은혜로운 간이었다. 자신을 철저하게 성찰하며 신앙과 너무 다른 그들 삶의 민낯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자부심만 있었지 실제로는 다른 이방민족과 다르지 않았음을 고백할 수 있었고 그 자부심에 걸맞게 살아갈 것을 결심할 수 있었다.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비참한 노예생활을 해야 했다. 그런 그들에게 하느님은 예언자들을 통해서 위로와 희망의 소식을 전하셨다, 얼마 안 있어 노예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그들에게 그 대제국은 산처럼 거대한 권력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노예로 끌려온 것만큼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보라, 내가 너를 날카로운 타작기로, 날이 많은 새 타작기로 만들리니 너는 산들을 타작하여 잘게 바수고 언덕들을 지푸라기처럼 만들리라(이사 41,15).”

 

이스라엘의 바빌론 유배나 일제강점기때만큼은 아니어도 요즘 사회의 거의 모든 지표가 어둡다. 우리가 뽑은 정치인들의 얼굴과 말은 더 그것을 어둡게 만들고, 귀를 의심하게 하는 교회의 현실은 절망적인 마음마저 생기게 한다. 이런 중에 우리는 구유를 만들며 성탄을 준비한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고 싶다. 우리 집 굴뚝으로는 들어오실 수 없겠지만 내 마음 안으로는 언제든지 들어오실 수 있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두어야겠다.

 

이 짙은 어둠을 빛으로 바꿀 능력은 없지만 그렇게 해주실 분이 계다고 믿을 수는 있다. 오래 전 유배 중에 그들이 들었던 그 위로와 희망의 메지를 오늘 다 듣는다. 그것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이 자리에서 나에게 하는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믿는 대로 행동한다. 하느님께서 직접 도와주신다고 약속하셨다. “나 주님이 너의 하느님, 내가 네 오른손을 붙잡아 주고 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이사 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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