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7월 24일 깊은 바다 속

7월 24일 깊은 바다 속

 

 

세상은 신이 인간의 죄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줄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하느님은 우리 죄를 없애신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는 분! 하지만 내 기억에는 이렇게 생생한데, 그것들은 어떻게 없어지는 걸까? “그분께서는 다 우리를 가엾이 여기고 우리의 허물들을 모르는 체해 주리라. 당신께서 저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십오(미카 7,19).”

 

  

나의 죄들은 바다 속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여 있나 보다. 가장 깊은 바다는 11,000 km이고 현재 잠수정이 들어갈 볼 수 있는 곳은 7,000km라니 세상은 그것들을 볼 수 없어 다행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그곳까지 갈 수 있을 텐데, 걱정이다.

 

  

세상은 들추어내고 찾아내지만 정작 심판하는 분은 그것들을 모르는 체 해주신다. 알면서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심이 아니라 그것들은 당신 사랑의 깊은 바다 속에 있어서 다 꺼낼 수 없다. 외아들까지 희생키는 그 사랑의 깊이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다. 안심이다.

 

  

이스라엘은 전쟁에 패해 노예로 끌려가는 치욕적인 사건을 겪었다. 그 때 그들 중 일부는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오만과 불충을 반성했다. 그리고 현실적인 불이익에도 신앙을 버리지 않아 가난해졌지만 끝까지 남아 있었다. 마침내 그들은 모두 다 고향으로, 아니 하느님의 집으로 돌아왔다. 하느님의 사랑은 깊다. 아무도 그 깊이를 모른다. 나의 죄는 바로 그 깊은 곳에 빠져 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뜻에 마음을 맞추려는 이들은 하느님의 자녀로 그분이 사는 저 높은 하늘에 산다. 그러니 저 깊은 바다 속에 빠져 있는 것들은 세상에서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흙으로 만들어진 제 안에서도 이루어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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