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인순] 카르멜 산

이스라엘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산맥의 동쪽에는 이즈르엘 평야가

서남쪽으로는 샤론 평야가 펼쳐진다.

제일 높은 곳이 해발 546m이라고 하는 카르멜 산 끝자락,

엘리야의 기적이 일어난 전설적인 장소가 있는 카르멜 수도원을 찾아갔다.

가는 길에 안내자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이즈르엘 평야를 가리키며

그곳이 고대 팔레스타인의 중요 도시였던 므기또라고 했다.


카르멜 산악지대로 이어지는 길옆의 들판에는 고대 때부터 이어지는 인류의 흥망성쇠 역사가  

돌무더기와 잡풀들에 싸여 잠자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메깃도(Tel Megiddo)라고 부르는 므기또는 그 옛날 무역의 중심지로

페니키아의 여러 도시들과 예루살렘, 요르단 강 유역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솔로몬 때 건설한 성벽, 성문, 저택들이 발굴되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마구간 시설로 어림잡아 450마리의 말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였다고 하니

솔로몬의 전차대와 말 교역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열왕기상 9, 15)

923년경 이집트의 시삭(Sisak)이 므기또를 침략하여 파괴하였고 그 후 아합왕때 재건되었다.

요시아왕이 북진하는 애급 군대를 이곳에서 맞아 싸우다가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BC 609)

 

엘리야 예언자가 바알신의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한 장소인 카르멜 산은 국립공원 지역으로

아름다운 숲이 이어지고 이름 모를 풀꽃들과 화사한 양귀비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카르멜 산 지역은 이스라엘의 다른 지역과 달리 물이 풍부하므로

대부분 민둥산인 이스라엘의 산들과 달리 숲이 무성했다.

하느님의 ‘하느님의 포도밭’이라는 뜻을 가진 카르멜 산은 히브리어로 ‘케렘’-포도밭’,

‘과수원’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이곳이 비옥한 땅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카르멜 산은 흔히 생각하듯 어느 산봉우리 하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드넓게 펼쳐져있는 산악지대를 말한다고 한다.

기원전 16세기의 이집트 문헌에도 ‘거룩한 산’으로 기록되는 카르멜 산은 옛날부터 신성한 산으로 전해졌다.

구약성경에 보면 이 산은

우상숭배의 중심지로 엘리야가 바알 신을 섬기는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한 장소이기도 했다. (1열왕 18, 20-40)

 

우리가 카르멜 수도원 문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가 넘었는데

수도사들이 기도하는 시간이라서 문이 닫혀 있었다.

우리는 수도원 담밖에 있는 바위위에 올라가

수도원 정원에 있는 칼을 휘두르는 엘리야 예언자의 석상 뒷모습만을 보고 돌아서야했다.

수도원에 들어가 볼 수 없어서 많이 섭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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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경 성지탈환을 위해 참전한 십자군 중 프랑스 기사들이

엘리야가 450여명의 바알 예언자들을 물리친 다음 아합왕의 보복이 두려워 피신했던

동굴(1열왕 19,8~13)근처에 모여 엘리야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수도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카르멜회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카르멜 수도회는 특별한 창설자 없이 구약을 거쳐 신약에 이르는 성경을 토대로

하느님 말씀을 수도회 삶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

그 설명을 듣고 나니 그동안 갖고 있던 카르멜수 도회의 창설자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풀렸다.

 

드디어 오늘 저녁,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에 입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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