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10월 7일 자유와 믿음

10월 7일 자유와 믿음

 

수도생활을 하면 할수록 하느님과 더 가까워질 것 같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더 멀어지는지, 아니면 가까워지는지 그것조차도 모르겠다. 자신의 내적인 인간과 영혼에 관심을 갖고 나름 충실하게 기도생활을 하는 사람은 율법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고 그 안에서 더 큰 자유를 누리게 된다. 어쩌면 바로 그 때가 자신의 참된 믿음을 표현하는 시간이 될지 모른다. 규칙과 규범 자체 때문이 아닌, 자신의 잘못에 대한 심판의 두려움 때문도 아닌, 순수하게 오직 하느님께 대한 사랑만으로 그분이 기뻐하실 일을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자유의 선물을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사용한다면, 충분히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루카 11,24-26).” 그리고 자신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기적으로 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하더라도 더 나빠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자신만 몰랐던 실제 자기의 비참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거룩한 옷을 입고 거룩한 전례 행위를 하고, 복음의 사도직을 수행하더라도, 그것을 행하는 그 주체는 여전히 죄인의 모습이다. 오직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밖에는 기댈 곳이 없어서 주님께 용서해달라고 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알아야 한다. 만일 그것을 알고 그분께 모든 것을 의탁하며 나아간다면  그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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