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5월 24일 드러나시는 하느님

5월 24일 드러나시는 하느님

 

나뭇가지가 흔들리면 바람이 부는 줄 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안다.

 

사랑은 재채기 같이 감출 수 없는 것이어서 하느님은 당신을 감추실 수 없다. 오히려 더 많이 드러나기를 바라실 거다. 퍼져나감은 사랑의 본성 중 하나이다. 하느님은 이미 자연 속에 당신 모습을 새겨 넣으셨고 당신 모습대로 사람들을 만드셨다. 그러니 온 우주가 하느님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사랑은 참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를 좋아하면 사랑하기 쉽겠지만, 사랑한다고 무조건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원수가 어떻게 좋아지겠나?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랑할 수는 있다. 좋아하지 않아도 그를 위해 기도하고, 필요한 것을 해주고, 도와준다.

 

이 일을 시작한 것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시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6).” 그가 아무리 싫어도 쓰레기라고 부르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은 그도 사랑하시고 당신 집에서 함께 살기를 바라시고 그를 위해서도 오늘 또 목숨을 바치신다. 좋아하지 않고 또 그럴 수 없어도 그를 사랑하려는 것은 내가 하느님을 사랑해야하기 때문이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면 바람이 부는 줄 알고, 내 마음이 움직이면 사랑해야할 시간이 되었음을 안다. 그렇게 하느님은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신다.

 

예수님,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해주셨고 저희를 친구라고 부르셨습니다. 좋아할 수 없는 그를 사랑해서 제가 싫어하는 저의 모습들도 사랑하고 그렇게 주님을 만나리라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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