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세상 읽기(+ mp3)

 세상 읽기

 

신문, TV 뉴스, 포털사이트에 나오는 기사들은 수많은 소식 중에서 최종적으로 편집장과 같은 사람들이 송출을 결정한 내용이다. 게다가 요즘은 컴퓨터가 나의 관심사를 기억했다가 인터넷에 접속하면 내게 그런 것들만 보여준다는 걸 알았다. 내가 보고 듣는 세상은 나의 관심사와 일부 사람들의 결정으로 한계 지어졌다. 고해소의 작은 창으로 세상을 듣는다지만 그 또한 고해자가 주관적으로 해석한 세상이다. 그러니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뿐더러 매우 작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잘 봐야 시대의 징표를 읽고 그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있을 거다. 위성에서 내려다본다고 그것을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을 제대로 보려면 모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할 거다. 하느님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하나. 아니 하느님도 못 하실 일이다. 열어줘야 들어가실 테니까.

 

그래도 하느님은 다 아신다고 믿는다. 예수님은 이상적인 꿈을 쫓아다니는 청년이 아니셨다. 그분은 서민들의 애환을 아실 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인 상황과 권력 구조도 파악하고 계셨다. 그러니 당신이 그런 일을 당하게 되리라는 것도 예상하실 수 있었다. 그분은 피하지 않으셨다. 세상을 아셨으니까. 그리고 당신을 보내신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을 아셨으니까.

 

코헬렛이 말하듯이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도록 만드셨다. 또한 그들 마음속에 시간 의식도 심어 주셨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시작에서 종말까지 하시는 일을 인간은 깨닫지 못한다(코헬 3,11).” 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가장 작은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세상이 보일 거다. 주님이 직접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예수님, 그 당시 바리사이들과 지도자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묻습니다. 당연히 주님께 십자가형을 내리는 것에 반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성찬례 안에서 당신을 다시 희생하시는데, 제가 깨어 있지 않고 가장 작은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소리 지르던 그때 그 군중 중의 하나가 될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목소리를 잘 듣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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