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다해 12월16일 남는 것은 사랑 뿐(+MP3)

다해 12월16일 남는 것은 사랑 뿐
코로나 사태 초기 온 세상이 잠시 멈추었을 때 놀라운 체험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 베이징의 하늘이 맑아지고 야생동물들이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그때 학자들은 수년이면 훼손된 자연은 본래대로 복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화꽃망울이 가지마다 가득하고 가을에 떨어진 도토리들이 그 딱딱한 껍질을 깨고 땅에 뿌리를 내렸다. 봄에 중장비로 정리했던 잡목 숲이 가을에 다시 그대로 돼버렸다. 두려운 생명력이다.

인간은 망가뜨리고 하느님은 회복시키신다. 자연의 생명력과 복원력 앞에서 경외심이 생긴다. 우리 하느님이 그런 능력을 지니셨다. 그분이 바로 앞에 계시고 내 안 그리고 우리 사이에서 생활하신다. 저 많은 도토리와 이름도 모르는 풀들이 그것을 나에게 외치고 있었는데 그 외침이 이제야 들렸다.

우리 안에서도 그 힘을 체험한다. 사랑이다. 몇몇 사람의 위대한 사랑 앞에서 우리는 감동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한다. 신성함과 거룩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위대한 사랑의 근원이 하느님이라고 고백한다. 우리는 그 사랑을 예수님에게서 보고 배운다. 그분은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이다. 그분 안에는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고 끝없이 넓은 우주를 움직이는 지혜가 있다. 그런 능력을 지닌 분이시니 사람이 되시고, 종처럼 낮아지시고, 목숨까지 내어주실 수 있었다. 죽은 이도 되살려내셨으니 그분은 부활하셔서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신다.

그 크고 거룩한 사랑에 녹아 사라지지 않을 죄는 없다. 그 힘이 죄의 상처를 치유해서 우리를 복원시키고 회복시킨다. 예전의 모습이 아니라 하느님의 마음 안에 들어 있는 모습으로, 당신을 닮은 인간의 모습으로 만드신다. 아무리 기억해보려고 해도 나는 예수님처럼 선하고 의로웠던 적이 없다. 그래서 회복보다는 하느님이 나를 빚어 만드시는 중이라고 고백한다. 그 큰 사랑에 내 허물과 죄는 다 사라져 없어지고 남는 것은 나의 사랑뿐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죄들과 함께 나도 사라질 거다. 그러니 기회가 닿는 대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쉬지 말고 몸과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세상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 감히 주님을 제 인생의 모델이라고 말합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주님을 따라 합니다. 세상 걱정 없이 살게 불러주신 이유가 바로 그렇게 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렇게 주님의 증인이 되라는 뜻이었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늘 기뻐하고 어떤 경우에도 감사하며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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