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30811 연중 제19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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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8월11일 연중 제19주일 복음묵상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루카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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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로 이해하려 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물론 틀린 이해는 아니다.
하지만 여러분 중 이 세상의 마지막 날을 볼 사람은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오늘 복음은 개인에게 찾아올 삶의 마지막, 즉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으리라 본다.

도둑은 죽음을 이야기한다.
도둑이 언제 들어올지 안다면 도둑에게 어처구니 없이 당할 일이 없을 것이라 하신다.

간단한 논리다.
하지만 그 간단한 이치를 우리는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잊고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에서의 자신의 삶이 한 달이던 일 년이던 십 년이던 정해진 시간에 끝난다고 해보자.
허투루 보낼 시간이 없다.
당연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매 순간이 될 것이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역시 피곤한 일이다.
우리의 무의식은 죽음이란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이들의 일이라고 몰아가려 한다.
자신에게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고 죽음은 요원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어리석음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죽음은 도둑처럼 찾아온다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다.
나는 미사에 들어가기 전, 제의실(祭衣室)에서 의식적으로 제의를 입으며 기도한다.
“이 미사가 제 삶의 마지막 미사이듯 봉헌하게 하소서.”

우리는 영원한 삶을 믿는다.
그렇다면, 그 믿음에 합당한 우리의 삶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믿음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소중하게 여겨질 때, 우리는 가장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하게 된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시간을 덧없고 의미 없는 일에 쓸 이유가 없어진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영원한 삶을 믿는 이들답게 이 삶을 아름답게 살려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메시지다.

이러한 우리의 자세와 태도가 현세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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