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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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9월20일 금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복음묵상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루카9,26)

 

한국 천주교회는 지금 순교자 성월을 보내고 있고, 오늘은 그 초석이 된 김 대건 신부님을 비롯한 동료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순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대축일이다.

 

순교란 무엇일까?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순교란 무엇일까?

 

순교란 한마디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을 포기하지 않은 것일까?

가장 옳고 소중한 것이라고 믿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비록 다른 소중한 것들을 잃는 상황이 주어져도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이다.

순교자들의 선택, 즉 죽음을 통해서까지 지키려 했던 것, 그것은 결국 가장 옳고 소중하다고 믿는 것을 포기 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옳고 소중한 것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신앙 안에서 받아들인 진리이다.

그것은 예수님을 통해서 얻어낸 하느님의 약속이다.

 

세상의 악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가장 옳고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 한다.

그것이 악의 일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나, 지금의 삶을 보나, 악은 늘 우리를 흔들어놓으려 한다.

때로는 달콤해 보이는 것으로,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며 우리가 지키려는 것을 손 놓게 하려 한다.

 

사실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내던진 순교자들을 바라보던 당시의 세상은 순교자들을 한심한 바보나 정신이상자들로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순교자들께서는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을 지금의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의 삶을 뒤돌아본다.

순교자들이 흘리신 거룩하고 아름다운 피, 그 피의 대가로 우리는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고마운 마음과 그 숭고한 모범을 따르고자 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순교 정신, 혹은 순교 영성이 없이 교회는 존속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순교의 의미에 대한 아름다운 공감 없이, 순교 정신은 만들어질 수도 없다.

만약 교회가 세속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면 그 안에는 순교정신의 부재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각자의 삶 안에서, 옳음을 위해 자신의 십자가를 마다하지 않으려는 작은 우리의 노력에서부터 순교 정신은 자라난다.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라는 악의 힘이 다가왔을 때, 늘 순교자의 마음을 생각해야 한다.

 

오늘 1독서의 지혜서 한 구절과 제 2독서의 로마서 한 구절을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지혜서3,2-9)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로마서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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