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31027 연중 제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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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10월27일 연중 제30주일 복음묵상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루카18,13)

 

예수님의 이 간단한 비유에는 가장 중요한 복음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자신이 의롭다고 생각하는 바리사이 한 사람과 자신은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세리 한 사람이 각각 보여준 기도의 내용을 가지고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옳음과 틀림을 구별해주신다.

 

먼저, 의롭다고 생각하는 바리사이를 살펴보자.

정말 의로운 사람은 자신이 의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부족함을 느낀다.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사랑할수록, 이웃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커질수록 자신의 모자란 부분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때로는 스스로 찾아낸 모순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에 마음 아파하고 용서를 청한다.

그리고 의롭다는 생각보다는 죄송스럽다는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 고개를 숙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자신이 의롭다고 생각하는 바리사이 사람은 영혼이 병든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사실 그는 율법과 관습과 규범에 충실하게 산 사람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기도와 단식을 통해서 자신을 정화하려고 시간을 보낸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기도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는 자신이 지켜왔다고 하는 선한 행위들의 이유조차도 깨닫지 못한 자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죄인이라고 여기며 감히 얼굴도 들지 못하고 멀찍이 서서 가슴을 치며 기도하던 세리를 살펴보자.

현실적으로 옳지 않은 삶을 사는 이들은 늘 존재해왔다.

하지만 그들 중 모두가 옳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며 괴로워하며 힘들어하는 것은 아니다.

즉, 모든 세리나 창녀가 뉘우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용서받는 길을 걷는 것 같다.

 

이 비유의 메시지를 ‘죄를 지은 자가 참된 기도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은 죄에 기울어져 있으니 죄는 지어도 되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회개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오해를 해서도 안 된다.

 

모르긴 해도, 가슴을 치며 자신의 죄에 대해 용서를 청하던 비유 속의 인물 세리는 평상시 자신의 삶의 옳지 못함에 가슴 아파하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토록 진실한 통회의 기도와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왔음이다.

 

정리해보자.

가능하면 우리는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

가능하면 죄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는 비유에 기본적으로 전제된 내용이다.

 

죄는 모든 이가 짓게 되어있다.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더 큰 죄임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구원의 열쇠는 죄에 대한 인정과 통회의 여부에 달려있다.

잘 살았다고 하는 삶이든, 못 살았다고 하는 삶이든,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삶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고, 진심으로 자신의 부족함과 죄에 대한 용서를 청하는 마음에 이르렀느냐 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리 커다란 죄일지언정 참된 통회와 참된 회심의 모습을 보이는 영혼을 받아주신다는 것을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서 보여주셨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속과 감사의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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