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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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1월22일 목요일 복음묵상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마르코3,11)

 

복음서 곳곳에서 비슷한 내용의 말들이 자주 나옵니다. 그것은 악한 영들이 예수님의 신원을 먼저 알아봤다는 대목입니다.

참 묘한 생각이 듭니다. 악한 영도 영적인 존재니 그럴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왜 사람들은 그리도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을까요? 항상 그분 곁에서 그분의 모습과 말씀을 듣고 지내던 제자들조차 반신반의 하면서 많은 갈등 속에 있었다는 것을 성서는 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성령 강림 이후에야 비로서 순교를 마다 않는 확신에 이르게 되지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천사나 악마처럼 영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늘 한계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오감을 벗어난 것에 대한 판단은 주저하게 되어있고, 판단을 하더라도 확신에 이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사랑만큼이나 믿음에 대해 그리도 많이 말씀하셨는지도 모릅니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때,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에 의심을 한다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선과 악의 식별에 자주 실패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악한 영도 선한 영도 악이 무엇인지, 선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악한 영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선을 없애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도구는 인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인간의 약함을 이용해서 악을 흥하게 하고 선을 없애려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려 하는 것이 악마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선한 영은 우리가 악의 유혹을 이기고 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고자 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매 순간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리해보지요. 우리 모두는 분명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그 불완전한 존재인 우리는 쉽지 않은 조건 안에서,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를 식별해야만 합니다. 악한 영이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은 악을 선으로 믿게 하거나, 아예 우리의 마음을 무디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어떤 방법이던 철저하게 교묘하고 악한 방법입니다. 선도 최선을 다해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맞는 길을 걷도록 도와줍니다. 어떤 방법이던 철저하게 선한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결정은 우리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선과 악을 식별할 수 있도록 지혜를 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유혹에 이길 수 있는 힘을 청해야 합니다. 이것이 모든 기도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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