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그 둘은 눈이 열려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다.” (창세3,7)
어느 날 문득,
삶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네.
잘난 체하며 살다가
갑자기 눈이 열려
알몸인 자신을 발견하고는
어쩔 줄 몰라 무엇으로든
감추고 싶어질 때가 있다네.
그 때마다
내가 만들어 입었던
두렁이들은 참으로 많았을 터인데
그때마다 나는
어떤 두렁이에 숨어 있었을까.
내가 몰래 숨어있었던
두렁이들이 반짝 고개를 내밀 때,
나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진다네.
분명 하늘의 문 앞에서도
그렇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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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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