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아녜스의 말씀이 시가 되어

[김혜선 아녜스] “그들은 벌써 자루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루카10,13)

김혜선

“그들은 벌써 자루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루카10,13)

 

 

주여,

가을에는

저 들녘의 따가운 햇살 아래

자루 옷을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게 하소서.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무겁게 내려앉아

성큼 깊어지는 

가을의 빈 모퉁이에서

 

뼈 속 깊은 회한의 눈물이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지게 하시고

더 이상 죄악의 그림자가 

우리의 가슴 속을

파고들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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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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