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아녜스의 말씀이 시가 되어

[김혜선 아녜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마태15,30)

김혜선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마태15,30)

 

비 내리던 어느 날,

브라질의 어느 성당에서

주님의 발치에 엎드려

하염없이 흐느끼고 있는 

흑인 여자를 보았네.

 

갑작스런 인기척에 

그녀의 울음소리는 점점 작아졌지만,

 

기도하기 위해

성당 한 쪽 구석에 앉아 있던 나는 

온몸으로 울음을 참느라고 애쓰는

그녀의 무겁고 슬픈 어깨를 

무심히 바라보다가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네.

 

삶이 

그녀에게도 녹록치만은 않은 것이었으리.

 

처음엔 누군가가 우리를

주님의 발치에 데려다놓았고,

 

스스로 주님의 발치에 앉아 머물기 까지

언제나 우리의 등을 어준 것은 

바로 삶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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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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