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올바른 판결
우리 모두는 올바른 판결이 내려지기를 원할까? 아마 그것보다는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거의 언제나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이 곧 올바른 판결인 사람이 있는데, 그는 가난한 사람이다. 아무 힘도 없고, 아무데도 기댈 수 없는 이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자신의 생명이다. 그 어떤 법도 생명 위에 군림할 수 없다. 오히려 모든 법은 생명을 위하여 있다.
우리는 정의와 공정을 바라며 그것을 부르짖기도 하지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아마도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대로 그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것이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정의와 공정으로 위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이, 하느님 말고는 아무 데도 기댈 곳이 없는 이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런 이에게는 하느님의 판결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는가?(루카 18,7)” 그러실 리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렇게 기도해야 하는 것은 아직 우리가 가난해지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자기의 뜻이 이루어지기만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는(루카 18,4)’ 나에게 하느님은 가난한 과부의 간절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가 귀찮아 할 정도로 애원하신다, 올바른 판단을 하라고. 오! 하느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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