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29일 구원의 시작

이종훈

11월 29일 구원의 시작

 

고통은 나와 공동체가 악을 선택한 결과이지 하느님이 내리시는 징벌이 아니다. 악행인 줄 알면서 그것을 즐기는 사람과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인간은 악하지 않지만 불완전해서 언제나 선한 것만을 선택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별되지도 않는다. 악은 자신의 흉측한 모습을 결코 드러내지 않지만 언제나 밝고 빛나며 안락한 미래를 약속하며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래서 선을 선택하기 혹은 악의 유혹에서 자유롭기 참 어렵다. 게다가 악은 인간의 약함 속에서 반드시 자신의 뜻을 이루고야 만다.

 

이스라엘 민족은 바빌론 제국에 노예로 끌려가는 수모와 고통을 당하면서 지난 날 자신들이 율법에 불충실했고 오만했음을 반성하고 고백했다. 그들은 그 노예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거기에서 해방된 것도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이방국가의 임금에 의한 것이었다(에즈 1,1-4). 그들은 하느님을 버렸지만 하느님은 버리지 않으시고 그들을 구해줄 수 있는 날을 기다리셨다.

 

나와 우리 공동체가 선을 선택하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선을 선택하는 최상의 방법으로 보일 정도로 우리는 유혹에 참으로 약하다. 설령 나 혼자는 온 힘을 다해 선을 선택해도 공동체가 그렇지 않으면 나는 본의 아니게 악을 선택하는 셈이 된다. 하느님이 도와주시기 않으면 선함이 주는 평화와 자유를 누릴 수 없다. 내가 죄를 짓고 내가 속한 공동체가 무너져서 하느님의 도움밖에는 다른 희망이 없다고 고백하게 될 때 그 때부터 구원이 시작된다. 악을 막지는 못해도 아니라고 말하며 저항할 수 있고, 무너져도 뉘우치며 하느님께 용서와 자비를 청할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루카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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