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사람 만들기(성가정 주일 12월 31일)

이종훈

 

사람 만들기(성가정 주일 12월 31)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합니다주변 환경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고방식도 그렇습니다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도전받고필수가 아니라 선택사항으로 바뀌고 있습니다때가 차면 당연히 결혼하고결혼하면 아이를 낳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선택사항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한 미혼 젊은이가 왜 꼭 결혼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을 물으니 당황했습니다엉겁결에 하느님의 명령이라고 말했습니다그 때는 궁색한 대답인 것 같아서 속으로 부끄러웠는데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정확한 대답입니다하느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으며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창세 1,27-28). 그리고 예수님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스스로 하늘나라를 위해서 자신을 봉헌한 이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 19,11-12).

 

그래서 성소는 두 가지뿐입니다혼인하거나 수도자 혹은 성직자가 되는 것입니다독신성소는 없습니다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결혼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이런 이들을 두고 교회는 또 다른 형태의 부모가 되어달라고 권고합니다그러고 보면 혼인과 수도자는 부모가 됨이 그 목적인 셈입니다혼인한 사람들은 자녀를 낳아 기르는 부모가 되고수도자와 성직자는 하느님의 백성과 가장 작은이들을 돌보고 하느님을 섬깁니다세상에 태어나서 자식을 낳고 양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거룩한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그것은 창조주 하느님을 닮았고 인류를 위하여 당신을 희생한 예수님을 닮았기 때문입니다좋은 부모참된 부모가 되는 길이 곧 자신의 인성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자녀가 없는 부부생활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질 것입니다수도자들도 공동체생활을 하지 않거나 누군가 돌보는 일이 없다면 나이든 어린이로 남게 될 것입니다자식이 부부를 부모가 되게 하고하느님의 백성과 가장 작은이들이 수도자와 성직자를 하느님의 사람이 되게 합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이들도 부모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정생활과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를 섬기는 그 소중하고 거룩한 일을 가정 울타리 밖으로 확장시킵니다부모의 마음과 손길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 그들을 내 자식처럼연로한 내 부모처럼 돌봅니다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그렇게 실천하는 것입니다그 중에서 미혼모 가정과 장애를 지닌 자녀를 둔 가정에 더 깊은 관심과 애정을 지녀야하겠습니다사회의 무관심과 비난을 무릅쓰고 생명을 지키고 양육하는 그분들의 용기에 감사해야 하겠습니다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다는 장애자녀 부모의 마음을 알고 그분들의 짐을 나누어져야 하겠습니다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합니다그 한곳은 마땅히 참 사랑이신 하느님마리아님과 요셉 성인이 평생 지켜보았을 예수님의 삶입니다그것은 내어주는 삶이고 그런 우리를 좋은 부모참 부모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그것은 사람을 만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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