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5일 안 그래도 되는데

이종훈

5월 15일 안 그래도 되는데

 

간혹 길에서 TV에서 자주 보던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야 할 것 같다. 그 사람이 나를 알 리가 없다. 나는 그 사람을 아나? 그가 보여준 극중 인물을 알 뿐이다. 그러니 서로를 거의 모른다.

 

나는 예수님을, 하느님을 얼마나 아나? 예수님은 나를 아시려나? 하느님은 내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알고 계셨다는데(시편 139,15), 예수님은 왜 나의 마음 문밖에 문을 열어주시기를 기다리실까(묵시 3,20)?

 

하느님이 나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은 물론이고 남몰래 가진 나쁜 마음 하나까지 다 보고 계시나? 그게 사실이라면 막혀 못 살 것 같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하느님은 기다리신다. 혼자서도 잘 할 줄 알고 아버지 재산을 들고 집을 떠난 둘째 아들을 매일 마을 어귀에서 기다리는 아버지(루카 15,20)처럼 나를 기다리신다. 잘 살기를 바라면서도 혹시라도 잘못돼서 다쳐 집으로 올지도 모르니까.

 

아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 알고 싶어진다. 사랑하는 만큼 문을 열고, 문을 여는 만큼 사랑한다. 하느님은 그 결정권과 주도권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분은 내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신다. 한 번에 활짝 다 열어주기를 바라시지만, 그것이 나에게 영원한 생명이지만(요한 17,3) 그래도 그분은 기다리신다. 아직도 문을 닫고 손님맞이 방청소를 하는 소리를 문밖에서 안타깝게 들으시며 기다리신다. ‘안 그래도 되는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번호 제목 날짜
131 [이종훈] 6월 17일(연중 11주일) 겨자나무? 2018-06-17
130 [이종훈] 6월 15일 전능과 사랑 2018-06-15
129 [이종훈] 6월 10일(연중 10주일) 너 왜 그렇게 어 있느냐? 2018-06-10
128 [이종훈] 6월 5일(성 보니파시오) 개인교사 2018-06-05
127 [이종훈] 6월 3일(성체성혈대축일) 하늘에 적힌 이름 2018-06-03
126 [이종훈] 5월 31일(마리아 방문축일) 방문과 떠남 2018-05-31
125 [이종훈] 5월 29일(윤지충과 동료순교자) 자기 도전 2018-05-29
124 [이종훈] 5월 20일(성령강림대축일) 맑은 공기와 밝은 햇살 2018-05-20
열람중 [이종훈] 5월 15일 안 그래도 되는데 2018-05-15
122 [이종훈] 5월 13일(주님승천대축일) 예수님과 친교 2018-05-13
121 [이종훈] 5월 5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저 높은 곳에 마음을 두고 2018-05-05
120 [이종훈] 5월 3일(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하느님을 보여주는 사람들 2018-05-03
119 [이종훈] 4월 29일(부활 5주일, 이민의 날)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2018-04-29
118 [이종훈] 4월 25일(성 마르코 복음사가) 신비가 2018-04-25
117 [이종훈] 4월 22일(부활 4주일) 아름다운 사람 2018-04-22
116 [이종훈] 4월 21일 생명의 말씀 2018-04-21
115 [이종훈] 4월 19일 살 2018-04-19
114 [이종훈] 4월 17일 밥과 물 2018-04-17
113 [이종훈] 4월 15일(부활 3주일) 지옥 2018-04-15
112 [이종훈] 4월 13일 차가운 벽 앞에서 2018-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