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11일(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위로의 사도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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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위로의 사도

 

노동은 힘들다. 정신적인 노동도 그렇지만 육체적인 노동은 온몸으로 그걸 안다. 작은 공사에도 이러저러한 재료들이 필요하고 무거운 것들을 들고 나르기도 한다. 많은 공구와 장비도 필요하다. 지치면 집중력을 잃게 되고 그러다가 다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을 보고 또 직접 겪기도 하니 사실 아닌 척하지만 무섭다.

 

일을 끝내고 함께 일했던 형제들과 저녁을 먹으며 하루의 긴장을 푼다. 있었던 일들을 뒤돌아보며 수고했다고 서로 고마움을 전하며 위로한다. 거기에 막걸리 한 잔은 마음의 긴장과 이곳저곳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참 고맙고 은혜로운 시간이다.

 

우리 하느님은 공사장 현장감독보다는 일을 끝낸 이들에게 저녁상을 차려주고 막걸리를 부어주며 수고했다고 위로하는 어머니에 훨씬 더 가깝다. 일을 망쳤으면 그럴 수도 있으니 다시 하면 된다고, 잘 마무리했으면 정말 수고했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그분은 인간의 언어나 한국말로 말씀하시지 않는다. 그분은 당신의 사람들을 시켜 그 마음과 말씀을 전하게 하신다.

 

교회는 죄와 잘못을 찾아내는 수사관이 아니라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품고 위로해 주는 어머니이다. 바른생활 선생님이 아니라 자녀들의 실수와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어머니이다. 그래서 교회의 녹을 먹는 사목자는 명령자나 관리자가 아니라 품어주고 덮어주고 가려주는 위로자이다. 누가 지적하거나 고발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들은 우리 죄와 잘못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걸 감추고 아닌 척하며 살려니 늘 긴장되고 편안하지 못하고 그런 거다. 하느님은 우리의 이런 딱한 처지를 잘 아시니 어머니의 마음으로 우리를 부르시고 위로하시며 격려하신다. 하느님은 참 좋은 분이시다.

 

예수님, 주님께 달려오고 따라다녔던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복잡한 율법을 모두 알 수도 지킬 수도 없어 구원받을 희망이 없는 이들이었습니다. 주님은 그들은 모두 품으셨습니다. 십자가 희생과 죽음도 그런 이들을 위한 것이고 그들의 꺼지지 않는 희망입니다. 저는 그런 선물을 받을만한 일을 한 적이 없는데 그냥 주셨습니다. 제가 거저 받았음을 잊지 않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예수님을 가장 잘 아시니 그분의 마음과 그분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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