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빛
헤로데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유다인의 임금이 될 아기를 살해하기로 했다. 많은 아기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살해됐다. 언뜻 보면 하느님 때문에 그런 봉변을 당한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이들은 하느님은 아기들의 희생까지 요구하는 잔인한 존재가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인간의 폭력과 잔인함의 극치이다. 그리고 그 뿌리에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는 극단적인 이기심이 숨어 있다. 그것은 말도 배우지 못한 아기들을 살해하는 행위를 정의롭다고 여기게 한다.
불의, 부정, 폭력의 첫째 피해자는 언제나 약한 이들이다. 하느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온 세상 사람들에게 말씀하시지만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을 잘 듣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온갖 좋고 거룩한 이유와 명분을 요란하게 주장하지만 다 거짓말이다. 그것은 단지 개인과 집단의 이기심일 뿐이다. 그것은 어둠 속에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있어 세상은 물론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
“하느님은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다(1요한 1,5).” 그분의 말씀은 온 세상에 다 선포되었다. 그 말씀이, 그 빛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다. 세상은 빛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어둠을 더 사랑한다(요한 3,19). 나도 마찬가지다. 악해서가 아니라 본래 그렇다. 그래서 빛을 향해 있지 않으면 그 즉시 이기심의 노예가 된다. 그 빛은 십자가 위에, 그리고 자신을 변호하고 주장하지 못하는 가장 작은이들과 함께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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