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27일 낮은 곳으로

이종훈

2월 27일 낮은 곳으로

 

경쟁은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싸움이다. 그곳에는 불안, 공격성 그리고 때로는 폭력성까지 있어서 평화는 찾기 어렵고, 있어도 일시적이다. 반대로 낮은 곳에 이르는 길에는 경쟁이 없다. 그래서 늘 평화롭고, 사람들이 몰려들지도 않아 한산하다.

 

그리고 예수님도 거기에 계신다. 먼저 그 길을 따라 그곳으로 가셔서 당신이 사랑하시고 당신을 사랑하려는 이들을 그곳으로 대하신다.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 안에서 우리를 부르신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려는 이들에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해주신다. ‘그것이 선한 일, 하느님의 일이어도 네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사람들이 너를 칭찬 존중 존경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니 아무 걱정하지 마라.’ 

 

본성적인 것인지 아니면 교육에 의한 것인지 내 안에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럴 필요 없다는 주님의 말씀에도 여전히 그 욕망은 살아 있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주님이 낮은 곳으로 대하는 목소리에 응답하지만 이겨야 하고 잘 되어야 한다는 아주 익숙한 목소리도 함께 들리기 때문이다. 그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자주 끌려가지만 하느님의 이 약속에 희망을 걸고 다시 발걸음을 낮은 곳으로 옮긴다.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이사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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