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10일 연민의 씨앗(+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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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연민의 씨앗

 

라우렌시오 성인이 남긴 유명한 말을 기억한다. 성인은 교회의 재산을 내놓으라는 로마 황제의 명령에 재물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그들을 데려가서 “이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성인은 화형으로 순교했다.

 

가난한 이들이 교회의 보물인 것은 누구나 지닌 불쌍히 여기는 마음, 우리의 연민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연민은 사랑의 시작이고, 하느님의 마음을 가장 닮았다. 본능처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면 누구나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그렇게 실천하는 이의 연민은 더 커지고, 그 실천도 더 수월해진다. 그는 그렇게 더 거룩해진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다(루카 6,36).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거룩한 욕망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들을 도와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것은 세례의 은총 없이도 가능하다. 예수님 말씀처럼 죄인들도 그렇게 한다(루카 6,32-34). 우리의 거룩한 욕망은 자신이 싫어하거나 상처를 준 사람에게까지 그 연민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이 욕망은 실현 불가능하지 않다. 왜냐하면 아주 가끔이지만 그들의 괴로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눈물로 통회하고 뜨겁게 결심하지만 또 그러고 마는 자신에게 실망하는 괴로움 말이다. 너나 나나 다르지 않으니 그도 나처럼 속으로는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그렇다.

 

나무들은 매년 똑같은 것 같지만 작년보다 조금 더 자랐다. 우리도 매일 그 자리 그 모양인 것 같지만 그전보다 성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다 성장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온유하고 깊어지지 않는다. 연민이라는 씨앗에 물을 주고 키우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더 편협하고 고집스러워질 것이다. 오늘도 내 안에 계신 주님은 내 연민의 방문을 두드리신다.

 

예수님, 주님도 죄를 묻지 않으셨는데 제가 어찌 심판하고 단죄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자꾸 그렇게 합니다. 아니 그렇게 됩니다. 그래도 주님은 저에게 희망을 버리지 않으시고 오늘도 저의 결심을 믿으십니다. 그리고 저의 작은 거룩한 욕망을 채워주시며 그 욕망을 더 크게 만드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썩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다시 새롭게 태어남을 믿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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