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12일 안 보이는 세상을 보는 눈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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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안 보이는 세상을 보는 눈

 

예수님은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미리 아셨으면서도 하시던 일을 그치지 않으셨다. 순교자들이 아니라 그들을 참수하는 이들이 두려워했다고 한다. 지금은 우리가 흠숭하고 공경하지만 그때는 죽어 마땅한 죄인들이었고, 그분들 중 많은 이름은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다. 그들에게는 하나뿐인 목숨과 맞바꿀 수 있는 확신이 있었고, 그들은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본 것이 틀림없다.

 

예수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사도들과 순교자들 그리고 많은 성인들이 걸었던 바로 그 길이 내 앞에, 아니 온 세상 사람들 앞에 나있다. 그 길 양옆에는 다른 길들도 있다. 모두 행복과 구원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미리 가볼 수 없고 모든 길을 동시에 따라갈 수 없다. 한 번에 한 길이다. 나는 선택해야 한다.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르니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 가셨던 길을 따라가야 한다. 아주 잘 안다. 그런데 머리와 입에선 그렇게 맑았는데 이것이 마음으로 들어오면 흐려지고 몸 밖으로 나갈 땐 이상해진다. 머리와 마음과 몸이 제 각각이다.

 

나는 재물이나 우상을 섬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온전히 주님을 섬기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하루에 몇 번씩 입으로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속마음은 내 꿈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어쩌면 솔직히 내 꿈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거기에는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도 순교자들의 증언도 없으니 구원도 없다. 그러니까 그들이 보았던 세상이 보일 턱이 없다.

 

예수님, 저는 주님을 주님이라고 부를 자격이 없습니다. 말도 안 들으면서 어떻게 주님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주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님의 뜻을 따르고 싶기 때문입니다. 주님처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반드시 그렇게 된다고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 꿈이 다 무너져야 주님을 주님이라고 제대로 부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꿈이 하나둘씩 무너질 때마다 망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콘 속의 어머니 첫인상은 살짝 무섭습니다. 어머니 눈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주 뵈면 그 눈이 평화롭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저를 보시고 저를 넘어선 세상을 보고 계십니다. 어머니가 보시는 그 세상을 저도 볼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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