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하느님 마음
예수님 시대 목동들이 몰고 다니던 양들은 이집 저집에서 그들에게 맡긴 것이었다. 만일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변상해주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집으로 가는 길에 한 마리라도 없어진 것을 알게 되면 얼마나 놀라고 또 얼마나 열심히 찾았겠나? 그리고 그 놈을 찾으면 얼마나 기뻤을까? 그 양을 되찾아서가 아니라 자기 돈주머니가 안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정말 한 마리라도 잃어버려서는 안 되었다.
예수님은 그런 목동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설명해주셨다. 목동들은 자기 돈주머니 때문이었지만 하느님은 길 잃은 그 양과 당신의 사랑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하느님도 목동들과 같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당신 집을 가득 채우고 싶은 마음과 당신의 사람을 하나라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바쁘게 열심히 살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알 수 없는 불안과 의심이 자리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없애려고 아니면 애써 외면하려고 스스로를 바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대세의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힘들어 한다.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외로움을 느낀다. 넉넉한 은행 잔고와 대세의 흐름을 타고 있음이 곧 구원은 아니다. 참된 것을 알고 그것과 친해져 하나가 되어야 한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인간은 풀이요 그 영화는 들의 꽃과 같다. 주님의 입김이 그 위로 불어오면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든다. 진정 이 백성은 풀에 지나지 않는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지만 우리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 있으리라(이사 40,6-8).” 참말이다. 목동일은 해보지 않았지만 그 마음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니 하느님의 마음도 알 것 같다. 그것만 잊지 않는다면 가난해도 우울하지 않고 바쁘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으며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다. 이것이 필요한 사람이 어딘가에 또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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