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내부 박해자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박해를 예고하신 대로 초대교회와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혹독한 박해를 받았다. 그 분들이 그런 끔찍한 박해를 견디어 내주신 덕분에 오늘 이렇게 마음껏 하느님을 섬기며 산다. 참으로 고맙다.
그런데 오늘날 종교 간의 다툼이 있는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교회는 더 이상 박해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온 세상이 복음화 된 것도 아니고 교회가 선교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뭔가 좀 이상하고 답답하다. 차라리 박해를 받으면 교회는 더 교회다워지고 더 뜨거워지고 더 순수해질까?
세상은 교회를 박해하지 않고 서로 박해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예수님 예언대로이다.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루카 21,16-17).” 친교와 친목에는 열중하지만 가난한 이들, 빼앗기고 억울한 이들을 도와주자고 말하면 귀를 막고 얼굴을 찌푸린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귀찮게 여기고 따돌린다.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 마음 아프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그 대신 나의 건강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사라져버린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을 알 수 없다.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은 곧 하느님을 섬기고 그 분을 만난다. 하느님은 그 안에서 당신의 주권을 행사하시고 그의 입으로 당신의 말씀을 선포하신다(루카 21,13-15).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말에 가슴이 날카로운 것에 찔리듯 아파 마음을 바꾸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귀를 막고 담장을 더 높게 쌓아 올린다. 그렇게 그들은 하느님을 교회 밖으로 내몬다, 예수님을 예루살렘 밖으로 몰아내 십자가에 매달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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