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앞으로
하느님은 세상 모든 사람을 부르시며 당신처럼 거룩해지기를 바라신다(레위 11,45). 이스라엘을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탈출시키시고, 아드님까지 내어주시며 우리 죄를 없애시는 것은 우리가 거룩해지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깊은 감동을 주며 머리를 숙이게 만드는 것은 충실, 헌신, 희생 그리고 사랑이다. 그것이 거룩함이다. 예수님께서 그 모범을 보여주셨고 그분처럼 서로 사랑하면 우리는 하느님처럼 완전해지고(마태 5,48), 하느님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된다(루카 6,36). 거룩함, 사랑, 완전, 자비는 창조주 하느님을 닮은 피조물 인간의 모습이다.
하느님은 세상을 만드셨지만 여기에 속하지 않으셔서 그분처럼 되고자 하는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세상이 자기에게 속하지 않는 예수님을 미워했듯이 그분을 따르는 이들도 똑같이 미워한다(요한 17,14). 그래서 예수님은 세상에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었고(루카 9,58), 그분을 따르는 이들에게 주어진 것들은 반대, 박해, 순교였다.
그러면 예수님은 불행하셨나? 그분은 참된 행복의 길을 가르치셨다(마태 5,3-12). 당신이 불행한데 어떻게 당신을 따르려는 이들에게는 행복하라고 가르치실 수 있었겠는가? 그것이 거짓이었다면 그분은 하느님이 아니다. 우리는 행복하게 그리고 영원히 살기를 바란다. 죽음은 우리 삶의 주제가 아니다(루카 9,60).
쟁기를 잡았으면 앞만 바라봐야 한다(루카 9,62). 부모님과 가족 안에서 배우고 자랐지만 그곳은 내가 되돌아갈 곳이 아니다. 진흙인형 안에서 살지만 저 높은 하늘을 멋지게 날아가는 큰 새처럼 살고 싶다. 그 큰 바람처럼 살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 때로는 엉망이 돼서 자신이 한심스럽지만 그게 나다. 하느님은 그런 나를 부르신다. 엉망이어도 아니 그런 채로 한 발 더 앞으로 내딛으라고 속도 없이 나를 또 부르신다. 뒤돌아봐야 죄와 후회뿐이다. 아드님까지 내어주시며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을 믿고 염치없이 또 한 발 앞으로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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