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승리를 위한 가난한 마음
우리의 삶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하나의 긴 영적여행이다. 어떤 이들은 그 여정 안에 우리는 영적인 전쟁을 한다고 말한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전쟁 이야기들과 예수님이 공생활 중에 겪으신 많은 이야기들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적군은 누구,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지키려하고, 적군을 이겨 승리함을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 마디로 복음의 가치들이다. 순교자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 희생했다. 복음의 가치들은 현대어로 해석되고 표현된다. 인간 존엄성 평등, 섬세한 양심, 진실, 용서와 화해, 도움과 복지 등이다. 이런 가치들에 도전하는 세력들에 맞서 싸운다.
이스라엘은 필리스타인들에게 하느님의 궤도 빼앗기며 대패했다(1사무 4,11).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궤를 자기 진영에 모셨으니 승리를 확신했지만, 필리스타인들을 이기지 못했다. 그들도 하느님의 궤를 두려워했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적군의 노예가 되는 것이었다(1사무 4,9).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두려워해야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이 세속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세례와 신원이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우리 양심에 새겨진 하느님의 말씀과 계명대로 실천해야 승리한다.
그런데 수많은 패배의 경험으로 적군은 우리보다 훨씬 세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그들과 맞서 싸우는 것보다는 필리스타인들이 그렇게 두려워했던 하느님의 궤, 하느님의 말씀이 직접 그들과 맞서 싸우게 하는 것이 승리하는 길이다. 예수님을 만나 한 나병환자는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이렇게 가난한 마음이 하느님의 힘을 우리 안으로 끌어 들인다. 무례한 채권자의 마음이 아니라, 채권자의 빚 탕감 선언밖에는 기대할 것이 없는 가난한 채무자의 마음이어야 한다. 그리고 사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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