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빛과 따름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스승이요 주님이라 부르며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전적으로 따른다. 자신이 좋아하고 닮고 싶은 부분만 선택해서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은 그분의 십자가 모욕, 수난, 죽음까지 포함하는 추종이다. 그것이 우리를 구원한다.
그런 결심을 한 이들의 마음 안에는 자애심이 있을 자리가 없다. 이기심과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포함하는 자애심은 우리를 언제나 어둡게 만든다. 순간적인 쾌락으로 자신 안에 빛이 비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오히려 쾌락을 누린 마음은 그 전보다 더 어두워진다.
전적인 추종, 투신, 헌신은 자애심이 만든 어둠을 걷어낸다.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33). 예수님의 제자들은 언제나 빛 가운데, 대낮처럼 밝은 빛 속에서 산다. 성직자와 수도자들만이 그분의 제자가 아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전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도 안타깝게도 자애심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 자식의 이름 안에도 부모의 바람을 담아 놓지 않던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서 이루려다 자식뿐만 아니라 자신도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지 않는가?
전적인 추종은 거창한 결심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매일, 매 순간 내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람이다. 그 때 자애심의 짐이 내려지고, 그 어둠은 걷힌다. 이해, 인정, 위로받고 싶은 마음의 어둠,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조바심과 불안의 어둠, 안락함과 편안함만을 찾는 소심함과 걱정의 어둠을 몰아낸다. 그러면 그에게 빛이 솟아오를 것이다. “올곧은 이들에게는 어둠 속에서 빛이 솟으리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의롭다네(시편 112,4).” 그렇다, 그 빛은 사랑이고 우리를 완성시킬 것이며(로마 13,10), 그 빛 가운데 살아가는 이들은 친교를 이룬다(1요한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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