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성 바오로 사도 회심 축일) 회심의 기쁨
우리의 삶은 회개의 여정 안에 있다. 그것은 하느님께로 지속적으로 마음을 돌림이고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분의 귀로 듣고, 그분의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다. 이 영적인 여행은 죽는 날까지 계속되고 어쩌면 그 날에도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영적인 성장의 길이고 그리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근본적인 회심의 길이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이해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사람에 따라 다르게 경험한다. 그것을 통해 어떤 이는 자신을 뒤돌아보지만 다른 이들은 무심히 지나친다. 바오로 사도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겪었던 일을 두 번씩이나 나눴다. 정말 강렬한 체험이었나 보다. 그런데 그와 함께 있던 이들은 번쩍이는 빛만 보았지만 그는 거기서 주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말씀을 듣고 그는 확신에 찼던 삶의 길을 뒤돌아보며 반성하는 고민, 갈등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회개는 삶을 바꾸는 것이라지만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니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수십 년 동안 익숙했던 삶의 방식, 성격, 성향이 어떻게 단 며칠 만에 변할 수 있겠는가? 주님도 우리들에게 그런 전격적인 변화를 기대하지 않으실 것이다.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생활하지만 그 대신 삶의 목적이 바뀐다. 같은 말투와 성향이지만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내적인 태도가 바뀐다. 그것은 내적인 변화이고 더욱 근본적인 변화를 지향한다. 한 마디로 삶의 지향이 바뀌고 더욱 순수해지는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벽을 쌓거나 일상을 신앙과 다르게 살지 않는다. 세상 속에서 산다. 우리는 매일 속임, 비난, 폭력, 고통, 범죄, 재난 등 악의 현실을 경험한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것들에 동조하거나 무관심하지도 않는다. 두렵지만 그것들을 만난다. 어쩌면 익숙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그 정도와 모습은 다르지만 나도 그러지 않았던가? 그러나 나는 용서받았다. 하느님의 약속, 주님의 용서를 믿기 때문이다. 믿지 않고 그 생생한 죄의 기억을 어떻게 지울 수 있나? 뇌에 손상을 입어도 자신의 온 몸 그 죄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믿지 않으면 언제나 단죄와 심판을 두려워하고 그런 자신을 애써 감추며 힘들게 생활할 수밖에 없다, 죽는 날까지 그리고 죽은 후에도.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 우리는 그들을 회개시킬 수는 없지만 회심의 기쁨을 전할 수는 있다. 그 다음은 그와 주님께서 하실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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