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결심
열심히 기도하고, 성찬례에도 자주 참여하는데 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 관계, 친교이다.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과 친밀해지게 만든다. 더욱 친밀해져서 그분과 하나가 되고, 그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린다. 그러면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실 것이다.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주실 것이다.
이것을 모르지 않는데도 결심하지 않거나, 하느님을 향하지 않는 것은 게을러서가 아니다. 너무 자주, 아니 거의 매 번 그 결심을 지키지 못해 다시 같은 결심을 하는 것이 하느님께 거짓 맹세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악한 것을 선택하지 못한다. 악은 하느님 계신 곳에 오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사실 하느님이 어디에 계신지도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 앞에서 선한 것만을 선택하고, 선한 맹세만 한다. 단지 인간적인 나약함으로 그것을 잘 지키지 못할 뿐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이런 딱한 처지를 잘 아신다. 그래서 그분은 하느님의 뜻대로 당신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서 영원한 구원의 은총을 마련해두셨다. 그것은 나약한 우리 인간을 위한 선물이다. 교만한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땅만 바라본다. 자신의 실수, 잘못, 죄를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나약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겸손한 사람은 고개를 들어 하늘만 바라본다. 자신의 잘못과 죄로 괴롭지만 하늘에서 위로, 희망, 구원의 원천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겸손한 사람은 이렇게 영적으로 성장하고, 하늘과 점점 가까워지며, 자신과는 점점 멀어진다.
“주님,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고개를 숙이고 계시지만 주님의 마음은 하늘을 향해 있음을 압니다.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사랑이 인류 구원을 위한 십자가 죽음 앞에서 머뭇거리게 했던 인간적인 약점들을 뛰어넘게 했습니다.
저에게도 주님이 지니셨던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완전한 신뢰 사랑을 가르쳐주시어, 저의 인간적인 약점, 상처, 죄에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가능한 빨리 고개를 들어 예수님의 십자가가 말하고 있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자비를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이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지 않고 십자가의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을 위하여 살게 하여 주십시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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