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4월 26일 담장 너머(+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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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4월 26일 담장 너머

 

오래전부터 갖고 있는 작은 바람이 하나 있다. 좋은 사람들의 모임에 속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선하고 의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 모임이다. 교우들 모임은 아니다. 그 모임의 중심은 선하고 의로운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 추구다. 그런 모임을 만들 자신은 없고 그런 모임이 있다면 거기에 속해서 종교인으로서 그들을 돕고 나 또한 도움을 받고 싶다. 그런 모임은 하느님은 모든 선(善)의 근원이심을 확인하고, 세상 언어로 번역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는 곳이 될 것이다.

 

‘열심한’ 신앙은 세상과 담을 쌓고 ‘충실한’ 신앙은 세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종교적인 의무 이행이 구원이라고 믿는 이들이 열심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충실한 그리스도인은 세상 속에서 주님의 계명을 실천한다. 가장 작은 이들의 편에 서서 자기들의 방식으로 그들을 돕는다. 그러는 가운데 그들은 거기서 살아계신 주님을 만난다. 갈릴래아에서 일하시던 예수님을 만난다. 어떤 교우들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데, 정작 사도들의 후예인 나는 종교적인 조직과 틀 안에 갇혀 그 안에서만 바쁘게 지내는 느낌이다. 답답하다.

 

사도 시대에 다른 민족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그 공동체에게 아주 큰 뉴스거리였다(사도 11,1). 베드로 사도가 자신의 체험을 나누는 것을 보면 사도들도 그런 현실을 받아들임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이방인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오늘날처럼 세속 언어로 주님의 가르침을 이야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날이 오지 않을까?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 10,3).”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교회에 가까이 오지 않는 건 교회가 전하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그들이 들은 그 목소리와 다르기 때문일 거다. 자신을 섬기고 자신을 위해서 희생하고 때론 목숨까지 내놓는 지도자를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수님은 그렇게 사셨고 지금도 그렇게 일하신다. 주님이 감실 속에서 우리들을 세상으로 파견하시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우리를 부르신다. 우리 손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살아계신 당신을 만나게 해주시려는 것이다.

 

주님, 저의 이 작은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감실 속에서 주무시지 않고, 당 담장 안에서 화단만 보살피고 계시지 않은 줄 압니다. 주님의 목소리가 저 담장 너머에서 들려옵니다. 주님 조금만 더 크게 말씀해 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모님, 어머니, 엄마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을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습니다. 저희를 보호하고 인도하고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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