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성 베드로 사도좌) 성당 안 가는 이웃사랑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난리다. 미사까지 봉헌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 감염경로가 감염자의 비말(날아다니는 작은 물방울)이라고 하니 예방차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애덕이다.
아무리 신앙이 순수하고 굳건해도 바이러스 전염은 막을 수 없다. 우리 신앙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거룩하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 대신 상식을 뛰어넘는 선택과 실천을 하게 조심스럽게 우리를 초대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가장 큰 사랑(요한 15,13)을 상상하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실천하려고 한다.
전염 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그래도 이웃들이 불안해하니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지 않는다. 백 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은 미사라도 믿음이 없는 이웃들을 위해서 멈춘다. 미사와 모임이 우리 신앙의 전부다. 신앙의 본질은 이웃사랑이고, 그것이 하느님 사랑이다. 그리고 한두 끼 굶는다고 금방 죽지 않는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언제나 받아 모실 수 있었던 성체를 몇 차례 거른 후에 다시 받아 모시면 더 은혜롭지 않을까. 더 깊이 감사할 수도 있겠고.
온 국민이 잘 대처해왔는데 한 종교집단에서 폭발적으로 전염돼서 정말 속상하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그들의 행동과 그 지도자들의 가르침이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전교와 예배 등 모든 것을 아주 비밀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룩한 것은 은밀하지 않다. 성경은 거룩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죄인들을 불러 거룩하게 만드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이야기이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 베드로, 바오로 등 우리가 공경하는 믿음의 선조들의 인간적인 약점과 죄를 성경은 숨기거나 미화하지 않고 고스란히 다 밝힌다. 성경은 어찌 보면 다른 얼굴과 이름의 우리 이야기이다. 우리 신앙은 비밀스럽지 않고 죄인인 우리들을 불러 거룩하게 하시는 하느님을 온 세상에 선포한다. 우리는 거룩하지 않지만 하느님은 거룩하시다. 하느님은 우리를 거룩하게 만드실 수 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예수님, 주님 가르침의 본질은 사랑입니다. 이웃을 사랑하여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저희의 친절과 배려 그리고 봉사와 희생이 하느님께는 필요가 없지만 이웃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물이고 하느님께서 제일 기뻐하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온 나라와 세상이 어렵습니다. 우리 모두 보이지 않는 적군과 싸우고 있습니다.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과 공무원 형제자매들을 모든 위험에서 보호해주시고 이 싸움이 끝나는 날까지 저희 모두 인내하며 서로 더 사랑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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