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빈손이 아니기를(3월 1일 재의 수요일)

이종훈

빈손이 아니기를(3월 1일 재의 수요일)

 

“너희는 그분께서 역겨워하시는 것을 혐오하여라(집회 17,26).” 하느님께서 역겨워하실 정도로 싫어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예수님은 무엇을, 어떤 것을 가장 싫어하셨나? 예수님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시고 역정을 내셨다. 성전 전체를 뒤집어엎으실 정도로 화를 내셨다. 사실 하느님 앞에 선 모든 인간은 벌거벗고 있는 것과 같다. 선으로 겉을 꾸며도 속은 그렇게 선하지 않음이 그분께는 다 드러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분의 분노가 그들에 대한 미움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만큼 그들을, 우리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너희는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마음을 바꾸어라. 그러면 겉모습도 참으로 선해질 것이다.’라고 가르치시는 것 같다.

 

자선, 단식, 기도는 하느님과 가까워지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수덕행위들이다. 수덕행위의 본질은 말 그대로 덕을 닦음이고,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며, 그래서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 정도로 자선을 감추고, 아무도 볼 수 없게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며, 얼굴을 씻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 자신이 단식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가르치셨다. 숨김이 그 목적이 아니다. 오직 아버지 하느님께만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그것이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기(마태 6,3.6.18)” 때문이다. 세상이 모르면 모를수록 우리는 하느님과 가까워진다. 여기서 안 받으면 저기서 많이 받는다.

 

예수님의 강생 그리고 수난과 죽음이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라는 것을 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가족과 어머니도 몰랐다. 오직 예수님과 아버지 하느님만 아셨다. 그런 분이 이 세상의 임금이 되시고 모든 이의 주님이 되심은 당연하다. 우리도 이렇게 살기를 바란다.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예수님의 통치 행위에 한 몫을 차지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마지막 날에 주님 앞에 빈손으로 서 있지 않기를 바란다(집회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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