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2일 기적이 없어도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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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 기적이 없어도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실천임을 잘 안다. 선택하고 결정하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게 사랑이다. 이렇게 잘 아는데도 사랑이 어려운 것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쉽지 않고, 알아낸 것을 지속하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같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본성 때문에 사람은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들이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선물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에게 정말 필요하고 그가 기뻐할 선물을 마련하는 과정이 그의 사랑인 것 같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은 둘이 아니다. 이 둘을 십자가로 설명하기도 한다. 세로대는 하느님과 나의 관계, 가로대는 이웃과의 관계이다. 그래서 그 위에 계신 예수님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모범이자 최종 목적이 된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을 지독히 사랑하셨다. 그래서 그분이 기뻐하실 일만 하셨다. 억울한 형벌과 죽음도 순순히 받으실 정도로 사랑하셨다. 그것은 예수님이 아버지를 사랑하신다는 증거이자 당신이 그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고 계셨다는 증거다.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사랑받음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되고,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은 하느님의 사랑이 영원하다는 믿음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기적만이 그런 자각을 만드는 것 같지는 않다. 지나 온 시간을 조용히 뒤돌아보면 어떤 때는 주님께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나기도 한다.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는 모른다. 아마 겨자씨보다 작은 믿음의 은총일 거다. 그런데 기적의 은혜를 입은 모든 사람이 주님을 따르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지나온 시간 속에서 주님이 함께 계셨음을 깨닫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고백할 수 있음도 감사할 일이다.

 

예수님, 오늘도 자신을 버리고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을 지고 주님 뒤를 따릅니다. 멍에가 편하고 짐이 가볍다고 뒤따라가는 게 쉬운 건 아닙니다. 그렇게 뒤따르며 얻는 것은 기적이나 성공이 아니라 주님과 더 가까워지는 겁니다. 신분이나 직무 때문이 아니라 주님과 친하고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주님을 따르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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