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11일(연중 28주일) 절친 배우자 주님(+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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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연중 28주일) 절친 배우자 주님

 

하느님의 인류 구원을 오늘 복음에서처럼 혼인잔치에 비유하곤 한다. 혼인은 예나 지금이나 큰 사건이고 잔치다. 생면부지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고 가정이라는 작은 세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사시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셨다. 하늘에 있던 하늘나라를 이 땅에서 볼 수 있게 해주셨고, 하느님 소유인 하느님 나라를 우리도 차지할 수 있게 해주셨다. 하늘과 땅이 만나고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살지 않는다. 입은 믿지만 행동은 따르지 않는다. 성당 안에서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충성을 고백하지만 그 밖에서는 세상 사람들이 사는 대로 그리고 그전에 살던 그대로 산다. 기도할 때는 결심하지만 기도가 끝나면 잊어버린다. 듣기 거북하지만 사실이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하늘나라 시민의 삶은 우리에게는 큰 도전이다. 실제로도 예수님은 처음부터 당신을 따르는 길은 십자가의 길이라고 예고하셨다.

 

고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고통에서 자유로운 사람 또한 없다. 사는 게 고통이지만 좋은 사람, 마음 맞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면 우리의 삶은 어둡지 않다. 살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통은 오히려 둘을 더 가깝게 해준다. 그럴 줄 알고 혼인하고, 그런 사람들만 있는 줄 알고 수도회 입회한다.

 

많이 실망하고 다툰다. 그렇게 말하지 않고 또는 자신이 그런 줄 모르지만 그 실망과 다툼의 본질은 ‘너는 왜 나와 맞지 않느냐’는 불평이다. 사람은 나를 구원하지 못한다.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다. 어렸을 때는 부모 형제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했다지만 그들과 함께 살았으면 그런 말 못 했을 거다. 헤어지기 싫어 결혼하지만 갈라서거나 각 방을 쓴다. 옛 친구를 만나면 반갑지만 그 반가움도 한두 시간뿐이다. 나와 딱 맞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혼자 산다. 외로운 인생길에 하느님은 동반자, 배우자, 절친한 친구가 되어 주시고 나와 결합하려 하신다. 우리는 구원의 초대를 받았다.

 

예수님, 주님은 초대하셨다지만 저희는 복종을 요구하시는 것처럼 느낍니다. 그것은 그만큼 저희 자아가 단단하고 크다는 증거일 겁니다. 하느님을 닮았으니 그렇겠죠. 그 누가 아버지 하느님께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늦은 밤이라도 친구가 부르면 뛰어나가고,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면 사는 방식도 바꿉니다.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저희를 좋아하고 사랑하셔서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셨고 이 답답하고 무거운 육체를 입으셨습니다. 그리고 저의 절친한 친구요 배우자가 되어주십니다. 그런 당신을 저는 주님이라고 부릅니다. 사랑하는 만큼 복종합니다. 복종하는 만큼 자유로워집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성모님은 저희에게 내어주시는 것처럼 아드님을 안고 계십니다. 아드님은 선물이자 제 안에 모시고 따라야 할 분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드님이 제 절친이 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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