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1월 19일 초대와 인내(+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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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초대와 인내

 

어느 안식일에 제자들이 밀밭 사이 길을 내며 가다가 밀 이삭을 뜯어 먹었다. 그 행위가 바리사이들에게는 추수였고, 예수님께는 배가 고픈 이들의 식사였다(마태 12,1). 그들은 제자들을 고발하며 예수님께 불평했다. 왜 안식일 규정을 어기냐는 것이었다. 안식일에는 서른아홉 가지 노동을 금지했는데, 그중 하나가 추수였다고 한다. 바라사이들은 냉혹할 정도로 철저하게 율법을 지켰나 보다. 그러니 그들의 충실 안에는 예외나 좀 봐주는 마음은 있을 수 없었고 그것이 곧 죄였을 것 같다. 나는 예외 규정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딱딱한 법에서 온기를 느끼는 데 말이다.

 

한 가지 행동에 두 가지 해석이었다. 두 가지 마음이다. 바리사이 마음을 이해하는 건 쉽지만 거기엔 온기가 없고 긴장만이 느껴진다. 예수님 마음은 아주 반갑지만 계속 그러실까 봐 걱정스럽다. 실제로 우려는 현실이 돼서 예수님은 다른 사람들도 그런 마음으로 대하셨다. 어떤 형제는 예외규정이 곧 하느님의 자비라고 해석했다. 예수님의 마음은 예외규정으로 가득 찬 자비였다는 뜻이다.

 

안식일의 근거는 하느님이 세상 만물을 지어내는 일을 다 마치신 후에 쉬셨음이다. 쉼은 완성이다. 하느님은 말씀으로 창조하셨고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이 예수님이다. 그러니 그분보다 안식일의 의미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안식일은 창조를 마친 날이고 구원이 완성된 날이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 먹는 게 구원이다. 아픈 사람에겐 치유가,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에게는 옳은 결정이, 죽은 이에게는 되살아나는 게 구원이다. 예수님은 그런 일들을 하셨다.

 

예수님은 오늘도 나를 구원하신다. 그분은 한 처음에 하늘과 땅을 지어 만드시고, 뒤죽박죽 뒤섞여 있는 것들에게 질서를 만들어 평화롭고 조화롭게 만드셨던 것처럼, 병자와 죄인들에게 당신의 예외규정을 적용하셨던 것처럼 나에게도 그렇게 하신다. 율법으론 죄지만 주님께는 연약함이다.

 

그분에게 창조와 구원은 같은 말이다. 내 안에서 새로운 나를 만드신다. 바리사이들이 왜 안식일 법을 어기냐고 불평했던 것처럼 나도 그런다. 말은 불평이지만 마음은 불안이다. 그렇게 생각 안 해봤는데, 그렇게 살지 않았는데 그래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다. 추수가 아니라 식사로 보는 마음, 폭력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저항이 아니라 불안으로 보는 마음으로 바꾸라는 초대다. 그래도 괜찮고 그래야 내 마음도 평화롭고 따뜻해진다고 나지막하게 말씀하신다.

 

예수님, 아브라함은 하느님 말씀만 듣고 고향을 떠났고, 마리아는 천사의 말만 듣고 주님을 품으셨습니다. 두 분에게는 믿음의 보증이 없었지만 저에게는 십자가에 달린 주님의 몸이 있으니 두 분보다 저는 주님의 초대에 응하기 훨씬 더 유리합니다. 믿음이 부족하니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은 시간이 주인이시지만 저희는 그 시간 안에 삽니다.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음은 인내함입니다. 잘 기다리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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