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3월 24일 하느님 편에 있기 위해서(+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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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3월 24일 하느님 편에 있기 위해서

 

어제도 공동체가 모여 민족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도를 바쳤다. 그런데 뉴스는 이런 우리의 기도와 바람을 비웃는 것 같았다. 미국과 중국이 힘 대결을 넘어 소위 동맹국들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에 보이지 않게 선택을 강요하는 것 같다.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에게, 미국은 일본과 유럽연합에게 그리고 우리나라에게도 그럴 것이다. 그러면 종전, 평화, 협력, 자유로운 왕래, 통일은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이럴 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이 무거워지고 괜한 시간 낭비라는 유혹을 받는다. 맞다, 그건 유혹이다. 평화와 일치는 식별이 필요 없는 하느님의 뜻이다. 그것을 바라고 그것을 위해 기도하는 건 하느님과 한 편이 됐다는 거다. 그 짧은 시간만이 아니라 온종일 그러기를 바라고 그 바람대로 행동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잘 대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지킨다. 예수님도 못 하셨는데 내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나. 내 마음이 흔들릴까 봐,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느님 편에서 떨어져 나가게 될까 봐 기도하고 주님 계명을 자꾸 생각한다. 사람은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으면 바로 세속적인 것이 마음을 빼앗기게 되어 있다. 수도자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의 말씀이 언제나 내 안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 그래야 주님의 참 제자이고, 진리를 깨닫게 되고, 참으로 자유로워진다(요한 8,31-32).

 

가톨릭교회는 보수의 아이콘이다. 2천 년,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랫동안 하느님 말씀을 지키고 세상에 알리고 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한가운데서 예언자적으로 산다. 거의 모든 예언자는 박해를 받았다. 세상의 주류에게 도전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교회의 삶은 진보적이라고 평가될지 모르겠다. 보수든 진보든 그건 세상의 이야기이고, 우리는 하늘나라 이야기를 한다. 세상에서 사신 예수님은 하늘에 속한 분이셨으니 그분을 따르는 이들도 하늘에 속한다.

 

기도를 열심히 해서 세상이 바뀌면 좋겠다. 주님의 계명을 실제로 지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도 나는 그것을 위해 기도하고, 나를 싫어하고 또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주님의 계명을 지킨다. 그렇게 내 안에 주님의 말씀이 머무르게 하고, 주님과 함께 살고, 하느님 편에서 산다. 나중에 하느님은 왜 세상을 바꾸지 못 했느냐고 나무라지 않으실 거다. 그 대신 너는 누구 편에 있었느냐고 물으실 거다. 아니다, 하느님 편에 있었다면 서로를 바로 알아볼 거다. 늘 함께 있었으니까 말이다.

 

예수님, 주님의 증인이 되라고 저희를 부르시고 보내십니다. 예전에 주님을 미워했던 사람들은 지금도 있습니다. 주님 말씀을 전하고 그렇게 살면 저희도 미움을 받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분은 하느님 한 분뿐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의 말씀이 늘 제 안에 머무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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