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8일 사랑 안에 머무름

이종훈

5월 18일 사랑 안에 머무름

 

교회의 본질은 선교이고, 선교의 내용은 사랑이다. 사랑은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사랑이 아니고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다. 예수님은 세상에서 말씀과 삶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알려주시고 보여주셨다. 교회는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이웃을 사랑하라고 선포하고, 또 선포한 대로 실천한다.

 

사랑은 뜨거운 감정이 아니라 의지이고 결단이며 실천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행동은 법, 제도, 풍습 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도 그러셨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을 환영하고 좋아하며 따랐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이상하게 여겼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판단해서 세상 밖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살해했다, 하느님을 위하여.

 

한 예수님을 두고 좋아하고 또 반대로 그분을 싫어하게 된 그 기준은 무엇이었나? 그것은 가난이었다. 물질적인 가난뿐만 아니라 질병, 상실, 진리에 대한 목마름 등으로 가난하게 된 그들은 예수님께 모든 것을 걸고 매달렸고, 구원받았으며 그래서 그런 그들은 예수님을 좋아하게 됐다. 반대로 예수님께 기대지 않아도 되는 이들에게 그분은 안전하고 정돈된 세상을 흔들어 어지럽히고 위험하게 만드는 죄인이었다. 가난한 이들은 그분께 매달렸지만, 힘 있는 사람들, 하느님을 안다고 확신했던 이들은 예수님을 버렸다.

 

그렇게 우두머리를 제거했기 때문에 그를 추종하던 이들도 사라질 줄 알았지만, 그 반대였다. 마치 꺼진 것처럼 보이던 산불이 한 줄기 이는 바람에 동시에 모든 곳에서 다시 살아나듯이 예수님 부활 소식에 숨죽이고 있던 그들이 한꺼번에 다시 일어났다.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게 사라질 수 없었다.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어떤 것이었다. 교회는 바로 이 사랑 안에 머무르고, 그 사랑이 가르치는 대로 행동한다.

 

사랑이 퍼져나가는 속성을 지녔듯이, 그것을 품고 전하는 교회는 필연적으로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 그 외연의 확장은 하느님의 사랑을 몸소 증언하신 예수님의 삶에 대한 깊은 묵상과 친교에서 비롯해야 한다. 오늘 세상은 예수님의 그 때와 환경은 바뀌었지만 삶의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예수님이 겪으셨던 충돌, 반대, 박해는 오늘도 그분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진다. 참 사랑과 진리를 찾아가는 길에서 갈등, 대립, 박해는 거의 필연적이라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목적인 선하면, 그 목적을 이루는 수단도 선해야 한다.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면 그 방법도 복음적이어야 한다. 예수님은 그들과 맞서 싸우지 않으셨다. 그래서 우리도 싸우지 않지만,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셔서 당신의 일터인 갈릴래아로 가셨던 것처럼 우리도 계속해서 복음을 전한다.

 

 

안전과 부유를 외치는 세상 속에서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고 그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과 함께 당신의 말씀을 그들에게 전한다. 세상은 교회의 가르침을 반가워하지 않지만 결국 서서히 조금씩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게 됨을 역사는 보여준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밤이 지나면 아침 해가 떠오르듯이 그렇게 하느님의 말씀은 진리이고 꼭 이루어지고야 만다. 그러니 우리는 말씀의 성취를 의심하지 말고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에 머무르면서 그것이 가르치는 것을 언제나 새롭게 알아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쉽게 세상의 유혹에 우리의 신앙을 팔아 버리게 되고, 2천 년 전처럼 예수님을 교회 안에서 몰아내게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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