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11월 15일 가난한 믿음(+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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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11월 15일 가난한 믿음

오늘 복음에서 만나는 예리코의 그 눈먼 거지는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대해서 들었을 거다. 시력이 있을 때에 읽었던 율법과 예언서들을 기억하면서 그분이 바로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 그리스도임을 확신했다. 이사야 예언서 곳곳에서 그분이 오시면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고(마태 1, 5)” 되어 있었다. 지금 여기서 눈멀고 구걸하는 자신이 메시아를 만나야 하는 첫 번째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주변 사람들이 저지하고 핀잔을 주어도 목청껏 그분을 불렀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 18, 38.39).” 그에게는 그분이 삶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눈이나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사람을 알아본다. 그는 예수님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의 마음이 먼저 그분을 알아보았다. 그는 예수님이 바로 메시아 그리스도라고 믿었다. 그분이 오시기만 하면 그분을 만나기만 하면 자신은 세상을 다시 보게 되어 있었다. 그는 예수님을 찾았고 만났고 다시 보게 되었다. 그가 믿은 대로 되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하느님의 도시 예루살렘의 주인인 그분을 따라갔다. 이제 그분은 거기서 자신 같은 이들을 구원하신다.

우리는 알고 배운 대로 살지 않는다. 그랬다면 여기는 천사들의 공동체였을 거다. 우리는 믿는 대로 산다. 믿음은 내 안에 있는데 그것은 머리나 감정보다는 영 안에 있어야 하고 그것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믿는 대로 산다면 세상이 이렇게 거칠어지지 않았을 거다. 우리 믿음이 아직 머리와 감정 안에 있는 거다. 온 마음으로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예수님을 구원자 그리스도라고 부르지 않는 거다. 내가 모른다고 했으면 알게 됐을 것이고 못 본다고 했으면 보았을 거다. 예리코의 그 사람처럼 눈이 멀고 구걸하는 신세였다면 그분을 알아보았을 거다. 마음이 가난하지 않으니 주님 말씀이 복음으로 들리지 않는다.

거친 세상 속에서 주님의 제자가 됨은 행복이지만 도전과 박해를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믿음을 가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믿는 대로 사는 것은 도전이다. 하느님의 아들이 나에게 구세주도 되고 죄인도 되는 도전이다. 가진 것과 아는 것이 많을수록 그 숙제는 더 어려워진다. 예수님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으셨고 제자들에게는 그저 믿기만 하라고 하셨다. 여기서 다 잃어야 저기서 다 가지나 보다. 그래야 비로소 하느님을 소유하는 참 자유를 누리나보다.

예수님,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저를 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걸 보면 제 원수는 제 안에 있는 겁니다. 제 이기심과 자애심이 바로 그 원수입니다. 그 녀석들이 예리코의 그 아저씨처럼 예수님을 외쳐 부르지 못하게 하고 핀잔을 줍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천사가 전해 준 말을 믿으셨던 것처럼 저도 아드님 말씀을 그렇게 믿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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