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21일(성 마태오) 죄와 죄인

이종훈

921(성 마태오) 죄와 죄인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죄와 죄인을 어떻게 분리되는가?

 

그것이 죄인 줄 알면서 그것을 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즐거운 마음으로 죄를 짓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 아니 그렇게 되고 만다. 자신이 그런 것은 죄가 완결된 후에야 알아차린다. 악은 죄를 완성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태오는 세리였다. 그 시대 공적인 죄인이었다. 마태오가 그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래도 세관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던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만일 그가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면 또 다른 누군가 그 자리에 앉았을 것이다. 온 이스라엘 백성이 그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 로마 제국은 위협적으로 혹은 회유하며 누군가 그 일을 하게 했을 것이다.

 

우리는 악하지 않다. 약해서 선한 의지대로 살지 못한다. 무지해서 죄 인줄 모르고 죄를 짓기도 한다. 과거에는 정당하고 의로운 일이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이 성숙하면 부당하고 불의한 일로 평가 받는다. 고문 전문가도 수백만 명의 무고한 유대인을 죽인 그도 자상한 아버지요 손주를 무릎에 앉히는 따뜻한 할아버지이다. ! 도대체 죄란 무엇인가?

 

자신의 죄를 깨닫게 되면 후회하고 괴로워하며 그런 자신을 저주할 만큼 자신이 싫어진다. 유다 이스카리옷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자살했다. 용서보다 차라리 벌을 받아 그런 자신을 잊고 싶다. 그러나 벌을 받아 죄의 대가는 치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죄의 기억은 선명하게 자신 안에 남아 있다. 돌에 새겨진 기록처럼, 살에 새겨진 낙인처럼 숨이 멈추고 생각이 정지되는 그 날까지 남아 있다. 그리고 어처구니없이 또 그렇게 되고야 만다. ! 누가 이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을까?

 

나를 따라라(마태 9,9).” 세관에 앉아 있던 마태오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그는 세관을 떠났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새로운 삶을 살았다. 자신이 세리였다는 자신과 이웃의 기억이 지워지지는 않았겠지만 그 기억이 더 이상 그를 괴롭히지 못했을 것이다. 흉터와 같은 메마른 기억을 안고 그는 위대한 복음서를 만들어 남겨 주었다. 그와 나 그리고 우리의 죄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 흉터를 지닌 죄인은 이 세상에 좋은 열매를 맺어 남긴다. 죄와 죄인은 그렇게 분리된다, 예수님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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