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1일 하루를 시작하며

이종훈

12월 1일 하루를 시작하며

 

올해 마지막 달, 전례력으로 한 해가 마무리되는 요즈음에 주어진 내 시간의 마지막을 다시 떠올린다. 내 작은 묘비가 책상에 놓여 있지만 자주 보니 익숙해지고 또 무감해진다. 그 날이 이미 정해져 있어 내게 다가옴을 잊어버리지 않아 오만해지지 않고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으려고 마련한 것인데. 

 

이미 정해졌고, 때가 차면 올 것이고, 나는 그날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그것을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마지막이 아니라 오늘이 나의 관심사다. 그날이 언제일까 궁금해 할 것이 아니라 오늘은 무엇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궁리하고 결심하며 하느님께 도움을 청한다.

 

야망이 있는 사람들은 서로 싸운다고 한다. 불안한 사람은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고,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이렇게 거칠고 차가운 세상에서 선한 사람들은 자기 탓 없는 고통을 받는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 세상의 주인이 누구신지 그리고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알고 믿으니, 그들 안에는 야망이 있을 자리가 없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노예생활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한다. 힘, 재물, 존중, 애정, 안전, 성공, 번영 등 많은 헛된 욕구에 시달린다. 아는 데도 잘 하지 못하고, 믿는데도 불안하다. 이런 비참한 처지를 주님은 잘 알고 계신다. 그래서 또 하루를 희망을 갖고 시작하고, 가진 것도 없고 이루어 놓은 것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다. 당당하고 기쁘게 그리고 따뜻하게 살자,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루카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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