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1일 지팡이와 신발

이종훈

21일 지팡이와 신발

 

어제 새해 인사를 나눈 것 같은데 벌써 2월이다. 정말 시간이 날라 가는 것 같다. 인생 살아보니 별거 없더라고 했던 어떤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난다. 앞으로 시간은 더 빨리 달아날 텐데 매일 계획만 세웠다가 이것저것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몸과 마음을 빼앗기고 정작 해야 할 일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짧은 인생에 몸과 머리가 온전할 때에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인생은 하나의 긴 순례길이라고 한다. 해는 점점 빨리 지는데 발걸음은 점점 더 늦어진다. 목적지, 종착지, 하느님 안에 도착하기까지 조급함과 불안함은 계속 되겠지. 주님은 제자들을 보내시며 지팡이 말고는 아무 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셨다. 지팡이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물건이다. 무엇보다 걸을 때 큰 도움이 되고, 짐승과 뱀을 쫓아낼 때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힘과 권위의 상징이다. 제자들이 기댈 권위가 그것이었다. 자신들을 보내신 분의 가르침과 모범이다. 신발은 걷는데 필수품이다. 지팡이와 신발 말고는 아무 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셨으니 제자들은 지닌 것은 오직 걷기 위한 것이었다.

 

점점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전에는 확신했던 것들이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그것은 확신이 아니라 무지의 소치였음을 알게 된다. 하느님을 조금 더 알고, 세상을 경험하니 그걸 알게 된 것 같다. 마음 기댈 곳도 점점 사라진다. 그러니 마음을 가볍게 할 수밖에 없다. 아직 더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주님은 부르시고 또 다시 보내신다. 돌아오면 잠시 후 다시 또 보내신다. 그렇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나 보다. 주님은 우리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다. 지팡이가 바로 그 상징이다. 주님의 현존은 캄캄해서 자주 흔들리지만 그분의 현존 방식에 더 익숙해져야하겠다. 지팡이를 꼭 붙들어야겠다. “주님, 이 순례 길에 주님께서 언제나 함께 걷고 계심을 믿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믿음이 부족하니 저에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 저의 캄캄함이 주님께는 대낮과 같음을 기억나게 해주십시오. 지팡이를 꼭 쥐고 오늘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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