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3일(부활팔일축제 화요일) 새로운 세상의 문

이종훈

43(부활팔일축제 화요일) 새로운 세상의 문

 

예수님의 부활은 시체가 벌떡 일어나는 깜짝쇼가 아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세상이고 당신이 그 전에 계시던 그곳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의 뜻에 충실하게 사셨고, 당신의 수난과 죽음도 아버지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당신의 부활로 썩어 없어질 인간의 육체로 하늘로 오르게 하셨다. 그러니 세상에 계시던 예수님의 모습만을 그리워하던 마리아 막달레나의 눈에는 부활하신 주님이 동산지기로 보였다.

 

마리아는 울었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신 스승님의 시신마저 빼앗겼으니 그녀의 그리움과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 눈물에 눈이 가려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그런 의미에서 타당한 것 같다. 세상과 육체적인 눈으로는 부활하신 주님, 하느님의 세상에 계시는 주님을 알아 볼 수 없었다. 아직 스승님이 말씀하셨던 부활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지극한 슬픔과 그리움이 하느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앞으로 그녀를 인도했다. 세상과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게 되었다. 그녀의 슬픔과 그리움이 아니라 마리아야(요한 20,16)”라고 주님께서 그녀를 부르셨기 때문이다. “마르타야, 마르타야(루카 10,41)”하고 두 번씩이나 그녀를 부르시며 가려진 영적인 눈을 뜨게 하셨던 것처럼 주님은 감겨있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영적인 눈을 뜨게 하셨다. 그제야 그녀는 그분을 알아보았다. “라뿌니, 스승님!” 다른 모습이지만 그분이 바로 그녀가 그토록 슬퍼하며 그리워하던 스승님, 예수님이심을 알아본 것이다.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 영적인 눈이 열렸다.

 

우리는 믿는 대로 행동한다. 믿는 대로 그리고 믿는 만큼 세상을 본다. 세속적이고 육적인 눈으로만 보면 세상은 전쟁터이고 약육강식의 정글이다. 그러나 그런 세상 속에서도 하느님의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참된 것, 아름다운 것, 영적인 것을 그리워하며 그런 고귀한 가치들이 폭력적으로 훼손되고 가장 작은이들이 상처입고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대하며 슬퍼하는 이들이다. 그런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슬픔으로, 그 슬픔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그리움으로 바꾼 이들이다. 그들의 마음은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을(마르 5,28)’ 것이라고 생각했던 여인의 간절한 마음이고, 주위 사람들의 비난과 반대에도 더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8)’ 외쳤던 한 거지 맹인의 마음이다. 그런 이들에게 주님은 당신의 세상, 하느님의 세상을 열어 보여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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