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9일 경계를 넘어

이종훈

7월 9일 경계를 넘어

 

지금도 소중하지만 구약시대에 피는 신성한 것이었다. 피는 곧 생명이고 생명은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서 자신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피를 쏟음은 큰 죄악이었다. 그 동네에서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그 여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더러운 죄인은 동네에서 물리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공동체에서 완전히 격리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여인은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를 넘어섰다. 더러운 죄인이 신성한 하느님에게 손을 댔다. 그 여인은 감히 그분 앞에 서지 못하고 뒤에서 남몰래 그분의 옷자락만이라도 만지기를 바랐다. 그것은 그 여인의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자존감의 표현이었다. 죄인과 하느님, 죽음과 생명의 경계를 뛰어넘게 했던 것은 그 여인의 믿음이었다. 어떤 이들은 그 믿음을 미신적이라고 평가 절하하지만 모든 것에서 완전히 소외된 그에게는 최대의 용기였다. 그녀의 규정 위반이 발각되었다면 어쩌면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세상은 몰랐지만 아니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겠지만 예수님은 그 여인의 그런 상태를 아셨다. 그분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그 여자를 보시며 이르셨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태 9,22).” 세상은 그녀의 행동을 규정위반이라고 단죄하지만 하느님은 기특한 용기라고 칭찬하셨다. 그렇게 그 여인은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왔다.

 

예수님은 회당장의 죽은 딸을 살려내셨고, 과부의 외아들을, 라자로를 살려내셨다. 그분에게는 죽음이 없다. 그분 안에는 절망이 없다. 그리고 당신도 부활하셨다. 저 두꺼운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은 나에게 하느님을 믿으라고 호소한다. 그 믿음은 생명과 죽음 사이의 넘어갈 수 없는 경계를 단숨에 넘어가게 한다. 달에 집을 지으려고 하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하는 이 시대에 믿음은 고리타분한가? 하지만 피를 만들지 못하고, 생명이 어떻게 생기는지 모른다. 단지 설명뿐이다. 그것은 하느님만 아시고 믿음은 그분에게로 넘어 들어가게 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번호 제목 날짜
1653 [이종훈] 나해 8월 13일 하느님의 혼인(+MP3) 2021-08-13
1652 [이종훈] 나해 8월 12일 용서를 위한 노력(+MP3) 2021-08-12
1651 [이종훈] 나해 8월 11일 약속의 땅(+MP3) 2021-08-11
1650 [이종훈] 나해 8월 10일(성 라우렌시오 축일) 생명의 두드림(+MP3) 2021-08-10
1649 [이종훈] 나해 8월 9일 성전(+MP3) 2021-08-09
1648 [이종훈] 나해 8월 8일(연중 제 19주일) 순례 음식(+MP3) 2021-08-08
1647 [이종훈] 나해 8월 7일 죄의 뿌리(+mp3) 2021-08-07
1646 [이종훈] 8월 6일(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십자가의 영광(+MP3) 2021-08-06
1645 [이종훈] 나해 8월 5일 수난(+MP3) 2021-08-05
1644 [이종훈] 나해 8월 4일 신앙의 본질(+MP3) 2021-08-04
1643 [이종훈] 나해 8월 3일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시는 하느님(+MP3) 2021-08-03
1642 [이종훈] 나해 8월 2일 자비(+MP3) 2021-08-02
1641 [이종훈] 나해 8월 1일(연중 18주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대축일) 나약한 인간(+MP3) 2021-08-01
1640 [이종훈] 나해 7월 31일 십자가의 길(+MP3) 2021-07-31
1639 [이종훈] 나해 7월 30일 예배(+MP3) 2021-07-30
1638 [이종훈] 나해 7월 29일 저 너머에 있는 것(+MP3) 2021-07-29
1637 [이종훈] 나해 7월 28일 너울(+MP3) 2021-07-28
1636 [이종훈] 나해 7월 27일 만남의 천막(+MP3) 2021-07-27
1635 [이종훈] 나해 7월 26일(성 요아킴과 성 안나 기념일) 희망 만들기(+MP3) 2021-07-26
1634 [이종훈] 나해 7월 25일(연중 17주일) 보리빵 믿음(+MP3) 2021-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