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20일 문 밖에 계신 주님

이종훈

11월 20일 문 밖에 계신 주님

 

하느님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찾아오셨다. 창조주가 피조물의 세상으로 들어오셨지만 그분의 당신의 권리를 폭력적으로 주장하지 않으셨다. 그 대신 최조의 인간이 잃어버려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그 낙원을 기억나게 해주셨다.

 

그분은 주인이어도 그들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으셨다. 그분을 초대한 이들을 두 부류였다. 하나는 부자였고, 다른 하나는 가난한 자였다. 부자는 호기심으로 그분을 식사에 초대했고, 가난한 이는 자신의 가난함을 보여줌으로 그분을 자기 안으로 모셔 들였다. 부자는 그분의 행동을 멀리서 지켜보며 그분을 평가 판단 심판했지만, 가난한 이는 자신의 병, 상처, 간절함, 죽음의 두려움을 보이며 자신의 내면 깊숙한 그리고 가장 부끄러운 곳을 보여드리며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그래서 부자는 그대로였지만 가난한 이들의 삶은 변했다. 그들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갔다.

 

하느님은 내 집 문 밖에 서계시며 나의 초대를 기다리신다(묵시 3,20). 내 집은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그 속은 고장 난 곳이 많다. 나는 부자로서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분 앞에서는 비참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묵시 3,17). 자캐오는 예수님을 정말 뵙고 싶어 앞질러 가 창피함을 무릅쓰고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다(루카 19,4).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 자체가 자신이 예수님을 모시고 싶다는 초대장이었다. 그는 겉은 부유하지만 속은 그렇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고, 그 속을 주님께 보여드렸다. 그리고 그 집에 구원이 내렸다. 그는 잃어버리고 잊어버린 낙원을 되찾았다.

 

최초의 인간이 살던 그 낙원은 하느님이 보호해주시고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 풍요로운 곳이어서 걱정, 불안, 삶의 무게가 없던 곳이었다. 그곳을 되찾은 자캐오에게 그 많은 재산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었다. 내적으로 풍요로워졌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함께 계시니 걱정 두려움 불안도 없다. 재물을 많이 모아서가 아니라 우주의 주인이신 하느님과 함께 있고 또 그분에게 순종해서 풍요롭다. 문을 굳게 닫아걸고 담을 높게 쌓아서가 아니라 문을 열어 주님을 모셔 들여 안전하다. 어제 내 집 현관문을 들어오신 주님은 이제 꼭 걸어 잠근 방문 밖에 서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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