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성 요한 보스코) 등불
그를 좋아하지 않지만 사랑할 수는 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삶으로 이 세상에 붙잡혀 사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삶을 보여주셨는데, 그것이 하느님 나라에서 사는 방식이었다.
예수님은 장막으로 가려져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보게 해주셨다. 하느님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원수와 박해자까지 사랑하라고 주문하셨다. 그래야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 하느님(마태 5,45)처럼 우리도 완전해질 수 있다(마태 5,48)고 하셨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만이 아니라 원수와 박해자까지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은 마치 사지로 들어가라는 폭군의 명령 같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어떻게…. 나는 못 한다.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방법도 없어 보인다. 역지사지, 나의 죄에 대한 보속, 하느님의 기쁨 …, 뭘 떠올려도 안 된다. 싫은 것은 싫을 뿐이다. 그렇다고 마냥 회피할 수도 없다. 사지로 들어가라는 폭군의 명령을 받은 군인처럼 정말 죽을 각오를 해야 그를 향해 마음을 열어야하나 보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의 피 덕분에 성소에 들어간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그 휘장을 관통하는 새롭고도 살아 있는 길을 우리에게 열어 주셨습니다. 곧 당신의 몸을 통하여 그리해 주셨습니다(히브 10, 19-20).”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 캄캄하고 두려운 길을 그 말씀이 비추어준다(시편 119,105). 혹시 그 길을 걸으면 그도 좋아하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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