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성 라우렌시오) 바꾸기
땅을 파면 가끔 하얗고 통통한 애벌레를 만난다. 놀랐는지 무서운지 몸을 잔뜩 웅크린다. 매미유충이다. 전에는 몰라서 나도 놀랐지만 이제는 미안한 마음에 저쪽 다른 곳에 다시 살살 묻어준다. 저렇게 생긴 녀석이 어떻게 이렇게 날개까지 달고 무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매미가 될 수 있을까?
이삼십 년 만에 만났어도 친구들의 얼굴과 말투에는 어렸을 때 그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나도 그렇겠지. 곤충들은 때가 되면 창조주의 계획에 따라 저렇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데, 나는 왜 변하지 않을까? 변하고 싶고 바뀌고 싶은데. 곤충처럼 외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는 있을 수 없지만 내적 인간은 정말 바꾸고 싶은데. 그런 능력이 없는 걸까, 아니면 애초부터 그러고 싶지 않았던 걸까.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게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언제나 모든 면에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가져 온갖 선행을 넘치도록 할 수 있게 됩니다(2코린 9,8).” 하느님은 나를 바꾸어주실 준비가 되어 있는데 나는 용기가 없다. 살아왔던 대로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해서 행복하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포기하지 못한다. 미련도 고집도 아니다. 기계처럼,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그냥 하던 대로 하고 만다. 언제나 후회하고 괴로우면서도 그렇게 하고야 만다.
예수님은 바꾸셨고 또 하나도 안 바꾸셨다. 때가 차자 목수일은 접고 복음을 전하셨고 십자가 위에서 봉헌하셨다.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이었고 예수님의 하느님 사랑이었다. 목수일도 복음 전도일도 십자가 희생도 모두가 하나였다. 그분이 내 대신 내 안에 사신다면 나도 그렇게 되겠지.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모든 은총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다. 수년간 땅속에서 벌레로 지냈는데 고작 며칠 저렇게 노래하고 짝짓기하고 죽는 매미를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사람이다. 매미에게는 매미의 삶이, 나에게는 나의 삶이 있다. 매미처럼 혁명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내어주기를 결심한다. 그리고 선함을 향해 조금 열린 마음에 주님이 당신의 모든 은총을 부어주시기를 청한다.
예수님, 나무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에서 매미는 여명부터 온 산을 울리며 노래합니다. 그들의 우렁찬 노래로 제게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창조주이신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기쁨을 가르쳐주는 것 같습니다. 충만하고 영원한 기쁨을 받아내기 위해 오늘도 제 마음의 그릇을 조금 더 넓힙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삶을 바꾸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는 저를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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